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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도에서의 하루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05. 7. 1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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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들어 지리한 장마가 연일이다.

주 5일근무 확대로 우리 회사도 이제 본격시행을 하고 보니

막상 주말 이틀의 여유를 어찌 넘길지가 고민이다.

5일근무하고 이틀 쉬는 것은 반길일인데, 갑작스런 생활변화에

주머니 사정은 오히려 찬바람이 부니 무슨 방도를 찾아야 할까보다.

어떤이들은 투잡스를 해야 한다느니 학원을 다니느니 분주한데......

 

친구 아버지가 도심 아들집에 생신겸 다니러 오셨다.

지난 토요일(9일) 통영 작은 섬에 모셔 드리는 날, 이참에 그곳이나 가자고 의기투합.

고둥도 잡고, 게도 잡고, 굴도 따고....이웃사촌 친구 4집이 부부동반으로 따라 나섰다.

어제 저녁 메스컴에선 중부지방은 물론 남부의 충무, 거제지방에도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예보다.

낼 갈수있을까? 소풍가는 어린아이마냥 새벽에 잠을 깼다.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지푸려 있다. 다행이다.

8시 30분 승용차 2대로 나눠타고 충무로 향했다. 2시간여만에 충무에 도착.

 

충무하면 충무김밥을 빼놓을 수 없다. 충무김밥이 탄생하게된 연유가 이렇단다.

배를 타고 나가는 어부의 아내가 남편의 점심을 위해 김밥을 싸서 보냈는데

여름철에는 김밥안에 넣은 반찬이 빨리 상하는 것에 안타까와 하던 차에

김밥과 반찬을 분리하여 들려 보내면서 충무김밥이 유래되었단다.

그후 반찬으로 쭈꾸미무침과 무우김치를 특유의 맛으로 개발하여 모든이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80연대에 국풍80인가 하는 전국적인 먹거리 행사에서 히트틀 하면서 상표를 등록하기에 이르렀단다.

김밥을 사기위해 찾아간 선착장주변의 늘어선 식당들 간판엔 모두들 '무슨무슨 원조 충무김밥',

'원조 무슨무슨 김밥', '몇십년에 이르는 전통'등.... 처음 찾는 이들은 진짜 원조가 어느곳인지

영 헷갈리게 한다.

비단 이곳뿐이랴. 한가지 유명세를 타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원조집들.

우린 다행히 충무가 고향인 친구 덕에 오리지날 충무김밥(?)을 먹게 돼 기분은 한층 업된다.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린다. 섬에 들어가는 선착장에 도착할쯤 비는 그쳤다.


<오비도 가는 선착장-친구아버지가 뱃머리에서 도선을 기다리고 있다>

주변에 활어양식장, 굴양식장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으나 바닷물은 예상보다 맑다.

 


 

뭍과 섬을 이어주는 유일한 도선은 하루 몇차례 운항한다. 

섬주민들은 자연산 굴을 뱃시간에 맞춰 도착한 상인에게 즉석에서 저울에 달아 넘기고

타고온 배로 우리와 함께 되돌아 갔다.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자란 친구는 연신 '00아지매', '00아저씨'하며 인사하기에 바쁘다.

 


 

친구집 마당과  바다와는 불과 2~3미터의 지척이다. 집 앞 바다에 정말 자그마한 배 한척이

그림처럼 떠있고 작은 고기와 게들이 우리를 반겼다.

 


 

오비도의 남쪽 한쪽 기슭에 자리잡은 친구의 고향마을엔 10여 가구가 바다를 향해 일자로 늘어서

자리잡고 있는데 자그마한 마당과 살림집은 한채로 되어 있다.

구조를 보면 안방과 사랑방, 부억으로 이뤄져 있는데, 눈길을 끈는 점은 방두칸을 들이면서

정확히 대칭을 이루도록 방문과 아주 작은 쪽창을 달았다.

이곳도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서 대부분 빈집으로 남아있어 서너가구만 사람이 살고 있었다.

 


 

친구의 작은 아버지 집도 빈집으로 남아 있다.

좌측 부엌과 안방 작은방의 대칭적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함께간 친구가 스치로품을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마냥 어린아이 같다.

이친구는 다음날 몸살이 났다.

뒤로 마을 전체가 보인다. 한줄로 늘어선 모습이 정겹다.  

 


 

바위틈에 숨어있는 참 고둥을 잡는 일이 오늘 놀이의 주 메뉴.

이곳도 지난 태풍 메미로 인해 해변으로 가는 산길이 훼손되어 있어 고둥을 잡으러 가는 길이

여의치 않았다.

고둥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참고둥을 구별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작업(?)에 여념이 없는 아내와 친구 부인.

이따금 내리는 비와 파도에 옷이 젖는 지도 모르고 고둥잡기에 열중이다.

이날 잡은 고둥에다 친구 어머니가 싸주시는 바지락까지 더해 수확이 꾀나 푸짐했다.

더우기 인근에 있는 자연산 굴을 솥에 그냥 넣어 삶아 먹는 맛은 일품이다.

묵은 매실주와 삶은 자연산 굴 한점 쏙~~캬, 이 맛은 잊지 못할것 같다.

'다시 한번 찾아오겠다'는 우리의 이구동성에 친구 어머니는 "하모 언제든지 오이라"하신다.

"네 어머니 조만간 다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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