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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부부의 ‘인생샷’

    2026.08.27 by 실암

  • ‘게으름뱅이’ 배롱나무

    2026.08.03 by 실암

  • 새 생명이 깃든 우편함

    2026.07.10 by 실암

  • 자비광명이 온누리에

    2026.05.28 by 실암

  • 언덕위의 집

    2026.05.07 by 실암

  • 장독대와 할미꽃

    2026.04.02 by 실암

  • 고등어선단 출항

    2026.01.29 by 실암

  • 묵은해를 보내며

    2025.12.29 by 실암

노부부의 ‘인생샷’

골목길 벽화 앞에서 사진가가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있다. 벽화 속의 노부부는 마치 현실 속 카메라맨 앞에서 쑥스러워하는 모습 같다. 벽화 속 노부부의 ‘인생샷’을 찍어주는 사진가를 또 다른 사진가가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었다. 골목 벽화를 촬영하는 사진가를 일상의 모습으로 변화시켜 사진의 완성도를 높였다. 벽화 사진 촬영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창의적인 감성을 요구한다. 골목길에 그려진 다양한 벽화는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특별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고 사람을 적절히 가미함으로써 더 정감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벽화는 단순히 보여주는 작품에서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준다.

사진과 雜記 2026. 8. 27. 15:16

‘게으름뱅이’ 배롱나무

배롱나무꽃은 백 일 간다고 하여 ‘백일홍’이라 부른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백일홍’이 따로 있어서 혼동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배롱나무꽃을 ‘백일홍나무’, ‘목백일홍’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배롱나무는 꽃이 번갈아 피고 지면서 오랫동안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롱나무는 ‘게으름뱅이 나무’로도 불린다. 봄을 맞아 세상이 연둣빛으로 충만한 4월 중순에도 미동도 없이 마른 가지처럼 있다. 나무껍질까지 ‘맨들맨들’ 해서 이 나무가 죽었나 싶어 한참을 바라보게 한다. 잦은 꽃샘추위에 싹 틔울 시기를 고민하다가 4월 하순이 되어서야 기지개를 켜는 나무다. 저수지 가운데 작은 섬에 배롱나무꽃이 곱다. 긴 개화 시간만큼 오래오래 사람들을 불러 즐긴다.

사진과 雜記 2026. 8. 3. 17:12

새 생명이 깃든 우편함

주택의 낡은 우편함에 딱새가 둥지를 틀었다. 필자가 운영하는 가게와 같은 거리에 있는 집이다. 올봄 딱새 수컷이 이 골목에서 자주 ‘세레나데’를 부르곤 했었다. 결국 우리 동네에 ‘신접살림’을 꾸렸다. 새끼는 다섯 마리, 이소(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일)를 앞둔 시점에 만났다. 우편함은 수시로 우편물을 받고 있었고, 이 둥지를 발견할 당시에도 우편물이 꽂혀 있었다. 이날 우편물을 별도 종이함에 넣도록 배려했다. 둥지를 한쪽 구석에 마련해 다행히 다치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딱새 가족’ 덕분에 적적한 골목에 새 생명의 기운이 가득했다. 다섯 마리 모두 잘 성장해 이소했다. 내년 봄에도 이 골목에 세레나데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 2026. 6. 25. 부산진구신문 '포토에세이' 게재

사진과 雜記 2026. 7. 10. 13:05

자비광명이 온누리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함은 오직 나만, 오직 인간만이 존귀한 존재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존귀하다는 뜻이다. 우주 전체가 한 몸이고 지구상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유기체다. 청보리 물결치고 산야가 생명으로 가득한 상서로운 이 계절에 부처님이 오신 까닭을 되새겨 본다. 부처님은 세상에 구원의 빛으로 오셨고 우리는 그런 부처님의 탄생을 축원한다. 지구촌은 여전히 전쟁과 이상기후와 기근에 시달린다. 이런 여러 이유로 많은 생명이 위협받고 푸른 지구가 아프다. 하늘의 연등이 땅을 고스란히 비추듯이 이 땅에 자유와 평화가 내려앉기를 바란다. 어둡고 그늘진 곳에 따뜻한 손길이 닿기를 소원해 본다. 부산진구신문 5월호 게재

사진과 雜記 2026. 5. 28. 17:37

언덕위의 집

어릴 때 복닥복닥 사람 살던 집이었다.죄다 어디로 떠나고 문짝 하나 성한 게 없다.마당도 길도 밭으로 변하고 소먹이 호밀만 푸르게 자란다.왁자하게 뛰어놀던 언덕배기 빈집이 노을에 잠긴다.상처 같은 풍경도 오늘은 아름답다.세월이 가면 아픈 기억도 추억이 되듯이. 봄의 끝자락에 다녀온 고향의 한 풍경. 사람 살던 집이 빈집으로 남아 있다. 언제부턴가 주변을 정리하고 소먹이 호밀을 심고 있다. ‘호밀밭과 빈집’ 풍경이 아름다워 이맘때 고향에 가면 찾던 곳이기도 하다. 어디 이 집뿐이랴 사람 사는 집보다 빈집이 많은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다.

사진과 雜記 2026. 5. 7. 18:40

장독대와 할미꽃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장독대 아래에 할미꽃이 곱게 피었다. 어린 날 집 마당 한쪽에 있는 조촐한 장독대가 이와 같았다. 햇살 가득한 오후, 장독들은 묵묵히 서서 간장 된장의 깊은 꿈을 품고 있었다. 할머니는 대대로 물림 한 장독들을 손주 머리 쓰다듬듯이 정성스럽게 닦았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시곤 했다. 장독들이 긴 세월 익혀 온 씨간장의 향기를 살폈고 된장의 맛을 보셨다. 나는 그 곁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할미꽃을 바라보곤 했었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시골집 장독대에 스미는 봄날의 나른한 햇살과 할머니의 손길은 잊을 수 없다. 문득 할머니가 그리운 봄날이다. 2026. 3. 25. 부산진구신문 게재

사진과 雜記 2026. 4. 2. 18:10

고등어선단 출항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를 잡기 위해 어선 100여 척이 한꺼번에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하는 모습이다. 제주 인근 먼바다로 항해를 떠나는 어선들이 이른 아침 뱃고동을 울리며 파도를 가른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남항대교 아래로 빠져나가는 모습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고등어는 ‘빈자의 꽃등심’, ‘고갈비’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우리 밥상을 책임져 온 ‘일등 생선’이다. 고등어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가 성어기다. 연중 어획량의 절반을 이때 잡는다고 한다. 산란기를 앞두고 있어 맛도 이즈음이 최고다. 막바지 성어기를 만끽하기 위해 출항하는 고등어 선단이 만선을 이루고 남항대교를 무사히 건너오기를 기원한다. 2026. 1. 26. 부산진구신문 게재

사진과 雜記 2026. 1. 29. 16:21

묵은해를 보내며

지난해 이맘때 2025년 새해에는 많이 웃기로 했었다. 웃으면 웃을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일이 없이 한 해를 보낸다. 뜨는 해는 희망과 열정과 용기를 안겨준다. 지는 해는 하루 여정의 고단함을 쉬게 하는 평안의 어둠을 내려 준다. 부산진구의 진산 백양산을 넘던 해가 먹구름에 갇혔다. 그러나 구름 틈새로 맹렬히 빛을 쏟으며 뒤돌아본다. ‘나 아직 여기 있다’고 웅변하는 듯. 늘 그래왔듯이 다사다난한 한 해가 간다.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힘들었다. 지는 해가 뒤돌아보며 안부를 전한다. 애쓰고 수고 많았다고. 그 어떤 삶 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내려놓지 말라고 당부한다. 내년에도 다시 ‘새해에는 많이 웃기’로 작심해 본다. 2025. 12. 26. 부산진구신문 게재

사진과 雜記 2025. 12.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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