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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05. 8. 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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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中 '무소의 뿔'창에서

 

연잎에 맺힌 이슬이 진주알처럼 뽀얗게 영글어

또르르 떨어지는 모습에서 보석보다 더 귀하다는 생각을 한다.

눈 시리도록 빛나는 아침 보석은 잠깐동안 범접할수 없는

그 무엇을 느끼게 한다.

다른 어떤 것에도-빗물이든, 이슬이든, 생활하수든-물들지 않는 고고한 기품!

석가세존이 연꽃을 들어 보이자 제자 가섭만이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시중의 미소'

가섭은 어떤 깨달음으로 엷은 미소로 답을 했을까!

 

단지 아름다운 사진을 위해 연꽃의 껍데기만 훝으며

땀으로 하얗게 보낸 서너번의 여름 아침,

연꽃안의 소중한 보석은 보지 못한채.....

 

어지러운 세태에 덜 물드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마음.

먹구름이 몰려오는 금요일의 오후(저녁부터 호우주의보가 부산경남에.....)

컴퓨터 바탕화면의 연꽃에서 그 향에 취해 보고자 눈을 감는다.

 

마음안에서 연꽃향은 오롯이 되살아나는 듯

연지를 찾아나서던 그 설레임이 잔잔한 전율로 다가온다.  

 


 

부부처럼, 아니면 오누이처럼 서로 분향을 맡는 듯- 벌들도 그 향에 취해서 어지럽다.

<경남진례>

 


 

꿀벌에게는 이곳이 곧 정토가 아닐런지? <경북 경산>

 


 

견실한 열매를 위해서 화려한 꽃의 껍데기를 미련없이 버리는 법을 그들은 안다. <경산>

 


 

봐 주는이 없어도 피고 지고, 피고 지고........<진례>

 


 

앞서거니 뒤따르거니....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 자연속에 묻힘은 큰 행복이다. <경산>

 


 

화려한 꽃잎과 사관생도의 꽃수술같은 노랑수술을 버리고 차가운 뻘물에 육신을 묻으면

얼음속에서 다음생을 잉태하리라...... <경산>

 


 

모든 소멸하는 것과 소생하는 것들의 사이에 증명자 처럼 내가 존재한다. <진례>

 


 

안개 속에 피어난 백련의 자태는 화장끼없는 소녀의 오묘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부산 두구동>

 


 

제주 여미지의 연꽃.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그들의 생은 계속될것이고,

이젠 볼품없이 스러져 가는 연꽃의 자태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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