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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영축산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05. 6.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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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몇달 산행에 푹빠져(?) 있다.

일년에 기껏해야 5,6회나 다녔을까 하던 것에 비하면 나에게는 가히 혁신에 가깝다.

사실 산행보다는 이곳저곳 사진촬영을 위한 여행을 즐겼으니 말이다.

지난 4,5,6일연휴에는 영남알프스 신불산(1209m), 경주남산 문화유적코스를 다녀온 후

어제 12일에는 영남알프스 영축산(1092m)을 다녀 왔다.

영축산은 얼마전까지 영취산,취서산등으로 불리었다. 영축총림 통도사를 안고 있는 산으로

산이름을 통일해 바꾸었는데, 산 정상엔 오래된 영취산과 새로운 영축산 표식이 함께 있다.

영축산은 불보종찰 통도사를 비롯하여 산내 암자 20여개를 거너리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때 자장율사가 우리나라에 불(佛), 법(法), 승(僧)의 3대 거찰을 조성하는데

통도사는 그가운데 부처님 진신사리와 부처님의 가사를 봉안한 불보종찰이다.

사리탑앞에 큰 법당이 있는데 이곳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불상이 없다. 그래서 법당이름도

금강계단이고 큰 창을 내어 부처님 불사리탑이 보이도록 했다.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가 법보종찰이고, 수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한

송광사가 승보종찰이다.

통도사 산문을 들어서서 왼쪽 외곽길을 지나면 서운암 가는길과 극락암 가는길에서

우회전하여 산구비를 넘어 세심교를 지나면 큰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대형버스 주차와 산악회에서 단체 산행이 시작되는 출발지다.

노송이 울창한 숲길을 지나면 극락암에 이른다.

얕은 산등성이 사이로 극락암과 비로암이 자리하고 있는데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단위의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극락암과 비로암 경내에 주차가 가능하다.

영축산은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초보자들에겐 험한 산이라 할수 있다.

바위산으로 통도사쪽은 가파른 경사와 돌길로 이뤄져 있어 한시도 방심할수 없다.

이번 산행은 극락암-백운암-암봉사이 주능선-정상-비로암-극락암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산행시작 오전 9시 30분.

오른쪽 비로암을 끼고 좌측 길을 들어서면 백운암으로 오르는 급경사길이다.

주위는 온통 울창한 수림으로 폐부까지 들어오는 공기가 시원하다.

산중턱 너른 돌밭 한가운데 홀로 버티고 선 우람한 나무에선 경외감까지 느껴진다.

쉬엄쉬엄 1시간10여분만에 8부능선에 위치한 백운암(白雲庵)에 닿았다.

백운암은 글자 그대로 흰구름위의 암자라는 뜻으로 통도사내 암자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신라 진덕여왕때 조일(早日)스님이 창건했는데 올해 암자를 새로 중창 했다.

지난해 초봄에 찾았을 때는 한창 불사중이었는데... 산위에 날아갈듯 산뜻한 지붕이 경쾌하다.

지난해 왔을때 누룽지가 섞인 점심공양을 달게 먹은 기억이 난다. 


 

흘러 넘치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페트병에 물을 채운후 정상을 향해 출발.

1시간여만에 암봉사이의 주능선에 도착 가쁜 숨을 몰아쉰다.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상당부분 암릉으로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능선을 지나 정상이 가까워 지면 억새초원이 나타나고 이 억새 평원은 신불산으로 가는 길로

정상에 서면 눈아래 초록의 물결로 펼쳐진다.


 

정상가까이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 전경이 좌측 절골부분(절이 많다고 붙여진 이름)은

가파른 낭떠러지로 북쪽과 대조를 이룬다.

정상가는 길엔 누군가 소원을 빌며 쌓았을 돌무더기가 인상적이다.

 


 

정상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목을 축인후 비로암쪽으로 하산 길.

정상 바로 아래에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좌측으로 꺽으면 비로암으로 내려가는 길.

20여미터 아래에 있는 약수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드디어 고행의 하산길이다.

비로암 뒤까지의 길은 돌무더기의 연속으로 등산로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산아래까지 곧장 갈수 있다는 잇점외엔 권하고 쉽지 않은 코스다.

이 길은 발길에 돌이 많이 굴러 위험해서 앞사람과 거리를 두고 걸어야 한다.

조심조심 산 아래 가까이 내려오니 엇그제 내린 비로 계곡물이 풍부하고 물소리도 시원하다.

잠시 발을 담그니 얼음처럼 차다. 한결 피로가 가시는 기분.

꾸준히 걸어 2시간여만에 비로암 뒤편 아름드리 소나무 숲에 도착했다.

여기서 부터 좋은길이다.

뚜벅뚜벅 걸어 장장 7시간만에 극락암 주차장에 이르니 아직 해가 남아있다. 오후 5시.

자장암 들머리의 할머니 좌판에서 동동주 한사발과 도토리묵으로 시장기를 때우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주에도 영남 알프스를 찾을 수 있길 기원하면서....

 


 

영축산 정상에서.

뒤로 보이는 길이 신불산 가는 길, 낙동정맥 종주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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