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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 바라보기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21. 12. 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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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동이 지나면 식물은 옷을 벗고 겨울잠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꽃을 활짝 피우는 `게으른' 식물이 있다. 바위솔이 대표적으로 마치 촛대에 초를 꽂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찬 바람이 불면 양초같이 생긴 꽃대에 꽃을 피우는데 자세히 보면 작은 성냥개비를 촘촘히 꽂아 놓은 것 같다. 
  이른 아침 바닷가에서 바위솔을 만났다. 카메라 초점을 맞추며 벌이나 나비가 날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바다직박구리가 바위솔 곁에 날아왔다. 여러 장을 담았으나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듯한 이 한 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2021. 11. 25. 부산진구신문 게재>

 

제12회 꽃과사람 야생화사진 전시회 출품작

2021. 12. 7 ~ 12. 12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기획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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