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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 차려준 합동 회갑연

장삼이사

by 실암 2016. 8. 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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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흘리개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입학했던 그 교정에서 합동으로 회갑연을 열었다.

이안초등학교 24, 1963년 입학하여 19692월에 졸업하였으니 47년만이다.

1956년 원숭이띠와 작년에 회갑을 맞은 55년생 양띠가 대부분.

지난 814일 총 동문회 체육대회에서 행사 주관기인 13년 후배(37)들이 차려준 회갑잔치였다.

    








회갑을 맞는 다는 것은 1365, 8,760시간, 525,600분이라는 세월을 60번을 보냈다는 것.

이렇듯 한 갑자를 살아내는 일은 실로 범상치 않은 한 사람의 살아있는 역사다.

흰머리와 넓어진 이마, 주름투성이의 모습에선 세월의 무게를 짊어지고 달려 온 노련미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60년의 우정을 나누는 합동 회갑연은 지위도 체면도 내려놓고 어떤 장애물에도 걸림이 없는 바람처럼 자유인 그 자체였다

이번 행사는 한 사람 한사람이 60년을 살아온 진솔한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는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 총동문회 체육대회 주관기(37회) 후배와 총동문회 회장




▲ 후배들이 회갑 축하 큰 절을 하고 있다.



우리는 6.25 한국전쟁 직후 혼란과 궁핍한 시기에 태어나 변화와 격동의 세월을 겪었다.

남자들은 10.2612.12, 5.18의 고난과 아픔을 군에서 보내야 했던 불운의 세대이기도 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 왔으나 오늘날 은퇴 후에는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부머 세대이기도 하다.

47년 전, 두 반 120여 명이 졸업 했으나 이날 모인 친구들은 50여명, 졸업 후 가장 많은 친구들이 모교 교정에 모였다.

 


▲ 합동 회갑연 대표로 김병구 차기회장과 권명숙씨가 후배들로 부터 축하주를 받고 있다. 권명숙씨는 이날이 실재 생일이어서 더욱 뜻깊은 날이 되었다. 

    상차림은 안동지역 전통음식 전문가인 권영숙 선배(16회)가 직접 만들어 왔다. 옛날 안동지역 양반가에서 잔치상에 올리던 음식으로 태어나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었다.





▲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권명숙씨!




이날 모인 친구들은 하나같이 고향 친구들과 귀한 인연을 더욱 값지게 가꾸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기쁨은 보태서 더 즐겁고, 슬픔은 나누어서 위로가 되는 것나이 들어가면서 더 절실한 게 친구의 우정임을 재확인했다.

파란 티셔츠에 빨간 코사지친구들 머리위로 쏟아지는 한 여름 살인 더위는 오히려 후광처럼 광체가 빛났다.

몇날며칠 땡볕에서 준비하고 축하를 해 주는 동문과 후배의 고운 마음에 눈물을 훔치는 친구의 모습도 보였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의 근황이 몹시 궁금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던지 의미 있는 여생을 꾸려가길 바랄뿐이다.

  


▲ 이영국 동기회장이 주관기 회장으로 부터 선물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합동 회갑연 주인공인 이영국 회장이 답사를 하고 있다.



백세시대에 회갑은 아기의 첫돌 잔치 보다 못하다고 하는데 회갑연을 성대하게 베풀어 주어 황송하다던 친구의 말,

졸업 후 처음 참석해서 내가 모르는 친구와 나를 몰라보는 친구, 그 친구들의 기억 속에 남기 위해서 목걸이 명찰을 잘 보이게 바로 잡고 있었다고

말하는 친구의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꽃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고집하면 열매를 얻을 수 없듯이, 사람은 늙어 가는 동시에 익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기운으로 단 한 사람의 유고 소식도 없이 10년 뒤 합동 칠순잔치를 벌렸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 교가도 힘차게 불러보고, 함께 부르니 가사와 음정 박자가 고스란히 되살아 났다.



▲ 축하연을 마치고 상차림 앞에 모였다.




▲ 우리는 한동네 친구들.... 한동네서 24명이 졸업했으나 이날 절반이 모였다.



▲ 합동 회갑연에 참석한 친구들



▲ 신유씨가 축하공연을 했다.






2016.  8.  13.  경북 상주시 이안초등학교


<공감> 꾹~ 행복한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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