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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행에서 만나는 '맛있는 풍경'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12. 10. 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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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깊어 가는 이즈음 밤낮의 심한 기온차로 곳곳이 구름 세상이다.

     새벽 산행, 온몸을 적실 기세로 흐르던 땀도 산정의 새벽 기운을 맞으니 맥없이 주저앉는다.

     턱까지 차오르던 가쁜 숨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만다.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숲길은 온전히 나 혼자만의 세상이다.

     작은 풀 벌래 소리, 멀리 들리는 물소리가 정겹다. 

     새벽 알싸한 냉기는 폐부 깊숙이 쌓인 도심의 먼지를 말끔히 씻어 준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의 질감까지 오롯이 느끼며 오르는 산행이 참 좋다.

 

     발아래 펼쳐지는 운해, 수묵화 같은 풍광에 숨이 멎을 것 같다.

     겹겹이 포개진 산봉우리들, 그 아래 점점의 도심 불빛은 하늘의 별을 닮았다.

     해발 1000m, 한 눈에 내려다보는 세상, 지금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큰 사람이 아닐까.

     늘 싸 들고 다니는 크고 작은 고민들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일찍 깨어 드센 발품을 판 덕분에 '맛있는 풍경'을 얻었다.

 

 

 

 

 

 

 

 

 

 

 

 

 

 

 

 

 

 

 

 

 

 

 

 

 

 

 

 

 

 

 

2012.  9.  22.  영남알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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