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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고당봉 달빛 산행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12. 10. 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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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텐로드, 달빛 아래를 걷는 기분은 과히 상상외로 운치가 있다.

     추석 전날 저녁, 고향 들판을 친구들과 어울려 지나가면서, '달빛 산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황금 들녘에 소복소복 내리는 교교한 달빛은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들 정도였다.

     손에 잡힐 듯 너무나 가깝게 느껴지는 달과 별들의 손짓에 그동안 무심히 잊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개천절 새벽, 실로 오랜만에 아내와 단 둘이서 달빛 산행을 나섰다. 

     그러나 울창한 숲은 달빛을 가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었다.

     다만 나뭇잎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은 은빛으로 빛났다.

     더문더문 은빛 덩어리를 발 아래 던져 주어서 달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칠흑 같이 어두운 등산로엔 바람까지 잠들어 적막감이 온 몸을 감싸 안았다. 

     낮은 계곡물 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풀벌레 소리, 자신의 거친 숨소리만 크게 들릴 뿐이었다.

     뒤 따르던 아내는 무섭다고 날이 밝으면 가자며 투덜거렸으나 내 뒤를 바싹 따랐다.

     범어사에서 북문이 있는 능선까지는 계속되는 돌계단의 연속인데 숲이 울창해서 터널 같았다.

     자주 오르던 길이었지만 바위 너덜지대에선 길을 이어 가기가 쉽지 않았다.

     작은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서 한발 두발 발아래 걸음에 집중하는 산행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북문까지 사람의 기척은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능선에 올랐다.

     달은 아직 머리 위에 있었고, 해도 바다 속에서 나오기 전이었다.

     달빛의 은은함이 온 산에 퍼져 있고, 동해 바다 위로는 붉은 여명으로 물들고 있었다.

     해 오름과 동시에 고당봉에 올랐다.

     달과 해를 함께 품은 금정산 고당봉 산행이었다.

 

 

     * 치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춤 = 하늘이 열린 날, 해를 맞이하는 춤판이 금정산 고당봉에서 열렸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부산대 박은화 교수와 자유무용단 단원, 피리연주가 이종대씨 등이

       치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춤을 추고 있다.

 

 

 

 

 

 

 

 

 * 해뜨는 시각(06:20분) 고당봉에서 바라본 광안리와 해운대 마린시티.

 

 

 

 * 낙동강 하구 모습

 

 

 

 * 고당봉과 장군봉 아래에 깊게 박힌 송전 철탑 뒤로 양산시가 보인다.

 

 

 

 * 양산 물금 신도시 뒤 토곡산 아래 원동지역 낙동강에 운해가 깔려 있다.

   바람이 없는 날은 더 많은 운해가 깔렸을 듯.

 

 

 

 * 동쪽 금정구와 회동 수원지가 보인다.

  

 

 

 

 

 

 

 

 

 * 갓 스무살이나 되었을까, 이른 새벽에 고당봉에 올라 호연지기를 외치고 있는 젊은이.

 

 

 

 

 * 고당봉 아래에 있는 금샘

 

 

 

 

 

  * 고당봉 위의 달, 해가 솟은지도 한시간이 지났으나 아직도 달은 중천에 떠 있다.

 

 

 

   * 덜덜덜~ 추위에 겨울 파카까지 입고 있는 아내.

 

 

 

 

    * 범어사 05:00 - 북문 - 고당봉(정상) 06:20 - 금샘 - 북문 - 범어사 

 

 

2012.  10.  3.  금정산 고당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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