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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존재감, 꿩의바람꽃

들꽃뫼꽃

by 실암 2012. 3. 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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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주말마다 흐림 아니면 비오는 날이 몇 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지난 주말엔 가정사 때문에 카메라를 들지 못해서 '때꺼리'가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지난 주말도 간간히 비가 내리는 등 온통 우중중한 잿빛 세상이었습니다.

     이즈음 남녘의 바람꽃 종류는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꿩바람꽃, 만주바람꽃 순서로 피어 납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변산바람꽃은 이미 끝물이고 너도바람꽃과 꿩바람꽃이 절정입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듯 빛이 없으면 입체감도 사물의 질감도 떨어져 감흥이 덜합니다.

     꽃 사진 또한 마찬가지인데, 일부 꽃들은 특히 빛이 없으면 꽃잎 자체를 펼치지 않습니다.

     바람꽃 중에서 특히 꿩의바람꽃은 날씨에 민감하여 햇빛이 없으면 종일 꽃잎을 닫고 있습니다.

 

     포근한 일요일 오후, 간간히 햇빛도 나오고 바람도 없어 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꽃잎을 펼칠 만도 한데 오후 2시가 넘도록 반쯤 벌어진 상태에서 진전이 없어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결국 늦은 오후까지 활짝 만개한 상태의 꽃은 담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봄꽃은 특히 꽃이 피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촬영하는 직장인은 시기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요즘같이 일기가 불순하면 절정기의 꽃은 보지 못하고 겨우 끝물 이삭 줍는 심정으로 마음을 달래기도 합니다.

     이번에 본 꿩의바람꽃은 도심의 야산에 자생하기 때문에 틈을 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상당한 군락지였다고 하는데 지난해 폭우로 상당부분 흙과 함께 쓸려 내려가고 덤불속과 바위틈에 살아남은 녀석들입니다.

     등산로 곁이지만 유심히 찾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작은 꽃입니다. 하지만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강한 존재입니다. 

 

 

 

 

 

 

 

 

 

 

 

 

 

 

 

 

 

 

 

 

 

 

 

 

 

 

 

 

2012.  3.  18.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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