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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산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10. 8. 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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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계획하면서 함백산은 꼭 다녀 오리라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일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강행했다.
동창회가 끝나고 고향(상주)에서 15일 저녁 8시가 넘어 출발하여 11시가 넘는 시간에 태백에 도착했다.
14일에도 잠을 설치고, 15일은 동창회 체육대회에서 종일 몸을 부렸기 때문에 영주, 봉하, 태백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참 힘겨웠다.
가는 길에도 비가 간간히 내리고 하늘은 먹구름 속이었는데, 태백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렸다.
4시간의 쪽잠 속에서 대박의 부푼 꿈을 꾸다 새벽 4시에 일어났으나 하늘은 역시나 먹구름 속이었다.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고, 함백산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오리무중이었다.
엉금엉금 기어서 도착한 새벽 5시의 함백산, 그 시간에도 벌써 여러 명의 열혈 '진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해가 뜰 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도 여전히 비와 안개의 연속, 공들인 정성과 열정은 긴 기다림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포기하고 내려가는 차량이 하나 둘 늘어나고, '함백산 풀 한포기 제대로 못보고 가는구나!'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지성이면 감천이랄까, 두어 구비 쯤 산을 내려 올 때 비가 그치고 안개도 걷히기 시작했다.
'인증샷'이라도 담아 가자며 다시 올라갔다. 어느 순간 용마루 같은 마루금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구름바다는 아니었지만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이었다.
그렇게 오전 한때 쨍쨍하던 날씨가 오후에는 종일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했다.
처음으로 도전한 함백산 일출, 대박도 쪽박도 아닌 '두레박' 정도는 아닐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도중 시계가 맑아진 6시 50분 쉬땅나무 뒤로 마루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서둘러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주목뒤로 살줄기가 희미하게 나타나고....

 

 

      산길에 걸어놓은 수많은  기념 베너들

 

 

      함백산 정상석 아래서 바라본 백두대간의 마루금

 

 

 

 

      함백산 정상(1,573m)

      오전 7시 40분, 도착해서 두시간 여 만에 정상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람의 언덕의 풍력발전기가 희미하게 보인다.

 

 

      7시 45분 서서히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정상에 나 혼자 있었는데, 해가 나오자 갑자기 많아진 진사님들....

 

 

      눈이 부시게 좋은 아침이지만 환상적인 구름은 없고.....

 

 

 

 

      구름 잡으러 갔다가 오히려 구름에 잡히고

      바위 벼랑에 자리 잡은 꽃향유를 만나 실컷 향유(享有)하고.....

      이 밖에도 둥근이질풀, 오이풀, 달맞이꽃, 각시취, 긴산꼬리풀 등이 반겼다.

 

 

      "부부싸움하고 왔능교?" 사진을 찍어준 어느 사진가님의 넉살에 웃는 모습의 사진이 나왔다.

      억지 웃음이지만 웃는 모습이 "훨" 좋다.  사실 "내려가자", "조금만 기다려봐", 그렇게 두시간을 버텼으니.....ㅎㅎ

 

 

2010.  8.  16.  함백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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