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작약산(芍藥山)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09. 10. 29. 14:58

본문

             모교인 이안초등학교와 함창중.고등학교의 교가 앞머리에 나오는 산.
             "작약산 푸른봉이 지켜온 자리 하늘보다 푸른 희망 한 아름 안고... ..."
             "작약산 어린정기 우러러 보며 가야벌 첫 마루에 자리를 잡고... ..."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의 교가 앞머리이다.
             그 정기를 받고 자라온 세월, 나이 50을 넘긴 오늘에야 함박꽃처럼 아름다운 작약의 품에 안겼다.  
             이번 산행은 재부산 울산 경남 함창중.고등학교 부산동문회 3/4분기회 겸 산행으로 이뤄졌다.  
             유년시절의 작약산은 아버지처럼 언제나 등 뒤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였고, 긴 세월 그 곁을 떠나 살면서도 고향을 생각하면 언제나 함께

             떠오르는 것 또한 작약산이다.그 산그늘에서 자랐지만 산을 오른 적은 없었다. 이안초등학교를 품에 안은 듯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

             산은 낙타의 등같이 두 봉우리가 튀어 나와 신령스럽게 보였다.
             이안면 구미리에서 본 작약산은 육산의 산세가 완만하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함창읍이나 이안면 양범리 쪽에서 보는 작약산은 힘차게 솟아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보다는 위용스럽게 보인다.
             작약산에는 정상표지석이 두 곳에 세워져 있는데 구미리 쪽에서 바라볼 때 좌측의 튀어 오른 봉이 작약산(770m) 정상이고 오른쪽 끝에 불숙 솟은 봉우리가

             시루봉으로 작은 작약산(742.5m)이다. 지금까지 작은 작약산(시루봉)을 정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산행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작은 작약산은 높이는 낮지만 봉우리의 생김새를 불 때 정상 개념보다는 주봉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함창과 이안인들은 작은

             작약산을 진산(鎭山)으로 친다.

 

             상주지(尙州誌)에는 이 산을 재악산(宰嶽山)이라 하며 다음과 같이 전한다. "작약의 꽃봉오리 같이 아름답다 하여 작약산이라고 하는 이 산은 황령(黃嶺)에서

             더 동쪽으로 수십리를 뻗어 와서 크게 자리 잡고 높게 솟은 진산이다. 삼봉이 가지런히 중천에 솟아오르고 줄기를 길게 뻗어 계곡이 깊고 송림이 울창하여

             모습이 중후하다. 중턱에서부터 절벽과 층암으로 첩첩이 쌓아 올리고 조금 빈 마루에는 기암괴석을 상당하게 나열하여 오르면 오를수록 경치를 더한다.

             그래서 이 산이 이 일대를 받아 거느리는 재악이고 이 재악을 진산으로 도읍(함창읍)이 펼쳐진 것"이라 하는데, 시루봉에서 바라본 함창의 넓은 벌은

             백두대간을 달려온 기운을 펼쳐 놓은 듯 평화롭고 아름답다.


             이 작약산을 경계로 북쪽은 문경시 가은읍인데 희양산 조령산 주흘산 대야산이 조망되고,남쪽으론 상주시 이안면이고 속리산 갑장산 남장산의 산줄기가

             파노라마로 굽이친다.

             작약산은 밝았다. 토양은 마사토로 이뤄져 수분이 작아 양지를 좋아하는 수종이 많은 듯 했다. 특히 소나무가 울창하고 능선과 정상에 키 높은 나무들이

             빽빽하다.단풍도 제법인데 벌써 가랑잎의 융단이 발길을 부드럽게 감싼다.
             솔숲의 울창함은 굳센 기상을 자랑하고 향긋한 솔 향이 내내 코끝을 즐겁게 한다. 다만 울창한 숲 덕분에 조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예년 같으면 송이께나 나왔을 산자락인데 올해는 가을 가뭄으로 송이쉼터는 을씨년스럽게 버려져 있다.
             감이 지천으로 익어가고 가을걷이하는 내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의 굽은 허리가 애틋하다.
             고향의 진산, 고향의 정기가 온몸에 전율처럼 울려 퍼진 하루였다.
             가장 의미 있는 산행이었고 마음은 아직도 고향 산하에 머무는 듯 하다.

             산행은 이안초등학교를 지나서 안룡2리와 절골 갈림길을 기점으로 안룡저수지- 약수터 - 작은 작약산 - 송이 쉼터 - 임도 - 안룡2리로 돌아오는

             원점회기 산행으로 휴식시간 포함 4시간여가 걸렸다. 

 

 버스의 차창 넘어로 본 이안초등학교. 학교 마당까지 가을이 내려와 있다.

 저수지와 안룡2리 갈림길 이곳에서 산행 시작

 들에는 콤바인으로 추수가 한창이다.

 안룡저수지에서 한컷하고

식수는 이곳에서 준비해 한다.

 산길에 들어서자 마자 시작되는 된비알, 20여분 진땀을 흘려야.

 첫 전망바위에 오르면 함창읍과 넓은 들이 시야에 잡힌다.

 땀 때문에 수건을 뒤집어 썼더니.....

이안면사무소에 근무하는 동문(앞)이 일일 산행대장으로 길안내를 했다.

 산길 북쪽편에 있는 돌마래미마을. 6~70년대 아버지 세대는 시오리가 넘는 이곳까지 와서 나무를 했다.

 

함창읍과 넓은 들 

 정상을 앞에 두고 점심을 먹고

 

 

 

 함창, 이안, 상주의 산들이 파노라마로 다가온다.

 

조국 강토를 달려온 백두대간이 잠시 허리를 쉬며 속리산 문장대 천왕봉의 혈(血)을 나누어 주노니 이름하여 작약이라 古都 함창고을은 번성하였으니

사사로움을 다스리는 그대의 기상을 흠모하여 산을 사랑하는 義人들이 모여 여기에 작약꽃처럼 아름다운 기원을 새겨 올립니다. <정상석 비문중에서>

 

작약산 정상(739.5m)  작약정봉의 정기여!  함창벌의 청년들이여!  가슴을 활짝 열어 야망을 펼쳐라! <정상서 비문중에서>

 함창을 바라보며 감회를 나누는 동문들

 

 작약산 정상으로 뻗은 줄기와 뒤로 속리산 문장대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을이 내려와 단풍이 곱다. 

 산행내내 솔숲을 걷는다.

 산 중턱까지 내려와 헬기장에서 작약산을 배경으로 한 컷.

 오른쪽 튀어 나온 봉우리가 작은 작약산, 왼편의 중앙이 작약산 정상(770m)이다.

 마을까지 내려와 바라본 작약산, 우리가 늘 보아오던 그 모습이다.

 마을 우물

 감국

 산국

 쑥부쟁이

 

2009. 10. 25  작약산 산행에서

 

'구름하나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취산(靈鷲山)인가, 영축산인가!   (0) 2010.03.30
남덕유산  (0) 2010.01.28
욕지도 천황봉  (0) 2009.08.27
그랬다.  (0) 2009.05.14
거제 대금산  (0) 2009.05.0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