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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천황봉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09. 8. 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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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산행의 백미 욕지도 천황봉(392m)을 다녀왔다. 조용하고 한적한 섬 산행지로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욕지도행 배는 예상외로

각처에서 모인 산꾼과 여행객들로 시끌벅적했다. 가지가지 표정들의 군상들, 카메라셔터 소리가 경쾌하다.

그러나 섬에 머무는 동안 욕지도(欲智-깨달음을 알고자 하거든)의 한자말을 떠 올리니 묘한 끌림이 이는 연유는 무엇일까!

오늘은 한평생 민주화의 상징으로 시대의 인동초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있는 날이다.

5월 어느 날 "삶과 죽음이 한 조각 자연"이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비보도 휴일 산행 중이었다.

욕심을 버리고 무작정 떠나고 싶을 때 오라던 욕지도의 산행에서 사람의 삶, 욕심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를 되뇌어 본다.

 

욕지도는 통영 삼덕항에서 뱃길로 1시간여 떨어진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섬이다. 연화열도의 가장 큰 섬으로 1천여 가구가

살아가는 욕지면의 본 섬이다. 오전 11시 욕지영동고속호는 미끄러지듯 삼덕항을 빠져 나갔다. 오늘은 바다도 호수처럼 잔잔하다.

늦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행객들과 10여대의 버스에서 풀어 놓은 산꾼들로 배는 만선이다.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바다목장이라는 가두리 양식장이 바다 한복판에 바둑판처럼 떠있다. 배 상층 갑판에 서서 바다로 향한 눈을 뗄 수 없었다.

 

욕지항 도착 후 곧 바로 산행시작. 전국에서 모인 산꾼들이 많다 보니 `내편 네편' 찾기도 싶지 않을 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산으로 향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후 4시까지는 선착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산행 대장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해발 0m에서 출발하는 섬의 산은 에누리가 없는

산행이다. 선착장 - 욕지중교-태고암입구-천황봉-개미목-녹적-망대봉-일출봉-야포-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점심시간 포함 4시간 남짓이다.

천황봉 정상은 군사시설이 있어 우회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산행 내내 노송과 잡목이 우거진 오솔길이고 봉우리마다 펼쳐지는 해안절경에 눈은 호사를 누린다. 돌아오는 길. 그 흔한 갈매기 한 마리의

배웅도 없었지만 저녁 노을속으로 잠기는 천황산의 눈길은 따뜻했다. 많은 이들이 선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갑판을 배회하는 연유일 것이다.

산행 후 거제도에서 특별히 공수한 싱싱한 전어회로 소주한잔을 걸치니 세상만사 걱정은 저만치 달아난다.

 

삼덕항에 정박해 있는 욕지영동고속호, 그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장군의 투구같이 생겼다는 장군봉이다.

 

 삼덕항의 자잔한 바다

 

배에서 욕지도를 바라보는 눈길들 

 

 산행 주의사항을 알리는 산악회 집행부

 욕지항을 뒤로 하고 마을길을 오르는 일행들

고구마밭 뒤로 천황봉이 보인다. 욕지도는 고구마가 유명하다. 

 

 마을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빈집. 빨간 양철 벽이 이색적이다.

 

 산길로 접어 들기전 산길 이정표

 

산행 초입 비비추가 반긴다. 

 

 편백숲을 지나고

 

 첫 전망바위에서 오르면 사방이 거칠것이 없다.

손에 잡힐 듯 천황봉이 보이는 곳 공동묘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어지는 잡목 숲. 오솔길의 연속이고 억새와 풀꽃이 지천이었다.

 

 

 

 등산로 도중 나타나는 군사시설. 에돌아 가야하는 아쉬움이 있다.

 

 군사시설 아래로 난 등산로는 시멘트길이다.

정상과 대기봉 갈림길, 정상은 바라보기만 할 뿐 대기봉으로 향한다.

 

 태고암과 새천년기념탑 갈림길

 

 대기봉에서 바라본 해안절경

 

 

 이어지는 해안 능선은 산행중 가장 조망이 뛰어나다.

 

바위벼랑위를 걷는 기분은 아찔하면서도 상쾌하다.

 

 

 산행을 끝내고 마을에 들어서니 정겨운 지게가 대문앞에 놓여 있다.

 

 욕지항 전경

 

욕지의 아이들

 

 돌아오는 뱃길에서 바라본 노을에 물든 섬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을 바라보는 사람들

 

 

 회맛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고운 노을을 놓쳤다. 부산으로 떠나기전 마지막 한 컷.

 

욕지도 산에서 만난 들꽃들

 

 산행 초입에 만난 사철란 종류? "오늘 귀한 난초를 만나는 구나!" 기대에 부풀어 산행 끝날때까지

유심히 찾았지만 끝내 못다핀 한송이로 만족해야 했다.

 

 비비추

 

 참취

 

 주홍서나물

 

 층꽃나무

 

 며느리밑씻개

 

 누린내풀

 

 짚신나물

 

 이질풀

 

 이삭여귀와 맹문동

 

 등골나물

 

 무릇

 

 파리풀

 

 누리장나무

 

 맹문동

 

2009.  8.  23  욕지도 천황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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