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량도지리산에 오른 많은 등산객 >
깊어가는 가을. 단풍산행을 떠나는 계절이다.
설악산의 단풍이 절정을 맞으면서 주말(10월27일)과 휴일의 산은 관광객과 등산인파로 온통 발디딜 틈도 없다는 뉴스다.
가을이면 상대적으로 한적한(?) 통영 사량도의 지리망산, 옥녀봉을 다녀왔다.
사량도 지리산은 바다가운데서 지리산이 보이는 산이라고 하여 지리망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봄이면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데 우리나라 인기명산 25위인 산이다.
경남 통영시 한려해상국립공원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약 1.5km의 거리를 두고 윗섬(상도)과 아랫섬(하도) 그리고 수우도의 3개의 유인도와 여러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사량도라는 유래는 옥녀봉에서 시작되는 능선이 상,하도로 이어지며 마치 커다란 뱀모양과 같다 하여 뱀사(蛇) 물결량(梁)을 써서 蛇梁島라 한다.
통영의 가오치항이나 삼천포항에서 뱃길로 40여분 거리에 있다.
통영 가오치항(도산면 저산리)에서 9시30분 출발하는 배에는 관광객과 등산객등으로 만선(?)이다.
10시20분 윗섬에 도착 산행기점인 돈지마을까지 버스로 20여분 거리를 이동하여 11시에 마을뒤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사량도지리산의 산행은 버스로 돈지마을로 이동하여 지리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식 코스를 불문율처럼 지킨다. 그것은 산길 곳곳이 바위길로 협소하고 밧줄과 철계단 사다리 등으로 이어져 교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량도지리산은 능선에서 사방으로 바라보이는 바다 조망은 최고의 압권이다.
빼어난 기암과 칼바위 암릉구간의 연속, 외줄타기 사다리타기 수직계단 등 짜릿한 스릴과 아찔한 순간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여느산의 공룡능선을 넘어 설악산의 용아장승을 축소해 놓았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산행후의 싱싱한 활어 한 접시는 또 다른 산행의 백미(白眉)다.
산행코스:돈지마을-지리산(398m)-불모산(400m)-가마봉(303m)-옥녀봉(291m)-금평항 순.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포함 5시간30분.
사량호 앞으로 사량도가 보인다. 오른쪽이 윗섬(상도), 왼쪽이 아랫섬(하도)
한 30여분 된비알 땀을 쏟은후 벌써 지친 산객들....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수우도와 호수처럼 잔잔한 한려수도.
바위는 온통 예리한 칼로 베어놓은 것 같이 갈라져 있다.
칼날같은 바위벼랑을 타기도 하고....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사량도지리산(398m) 정상
지리산 정상에서 바라다 본 산행기점인 돈지마을 전경
가마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바위능선
대항과 바다 양식장 모습이 잔잔한 호수처럼 평화롭다.
우회할 수 없이 넘어야 할 첫 외줄타기코스
가마봉 정상
수직계단 각도가 88도는 될 듯
철계단은 최근 만들었는데 그 전에는 오른편 외줄로 내려왔다고....
이 구간은 다행히 우회하는 길이 있다.
옥녀봉에 오르기전 지친모습이 역력한 아줌씨!
<옥녀봉>
옥녀봉에 전해져 오는 슬픈전설
옛날 사량도에 옥녀라는 예쁜 아이가 홀로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옥녀는 자라면서 점점 절세미인으로 변해갔다. 홀아버지는 이런 딸에게 나쁜 흑심을 품게되고, 어느 비바람이 치는 날 밤에는 딸의 미모에 눈이 뒤집힌 아버지는 딸의 방으로 들어가 금수처럼 덤벼들었는데 옥녀는 눈물로 호소하며 천륜을 어길 수 없다고 손길을 뿌리쳤다.
하지만 아버지의 집요한 욕심을 결국 꺾을 수 없음을 안 옥녀는 마지막 수단으로 아버지의 수치심을 일깨워 주기위해 ‘뒷산 꼭대기에서 기다리겠으니 소처럼 기어서 산을 오르되 송아지처럼 울면서 올라오면 자신은 차라리 소가된 심정으로 그 청을 받아 주겠노라’고 타일렀다.
설마 아버지가 수치심도 없이 소처럼 소리를 내며 기어 올라올 줄 몰랐던 옥녀는 짐승처럼 기어오르며 송아지 소리를 내는 아버지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탄식하며 바위위에서 뛰어내려 자결했다. 이러한 사연으로 바위봉우리를 옥녀봉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옥녀의 저주일까! 매년 이곳에선 여성등반객 1명씩은 큰 사고를 당한다는데....
옥녀봉 돌탑에 놓인 안내판, 철이나 석재 표시판은 설치하면 안된다고?
옥녀봉에서 내려서는 마지막 아찔한 철계단.
배에서 내린 금평항 모습이 보이는 곳에 서면 무사히 등산을 마쳤다는 안도의 한숨소리가 합창으로 나온다.
고운 일몰을 기대했으나 구름없는 불은 노을이 우릴 배웅한다.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용비늘 같은 능선이 붉은 노을에 아련하다.
**산행일시 : 2007. 10. 27(토) 11:00~16:30
**카 메 라 : Nikon D200, 17-5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