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786m)은 남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남해엔 금강산을 빼어 닮았다고 하여 남해의 금강이라는 금산(681m)이 있다.
자연스레 금산으로 많은 발길이 머물고 망운산은 그만큼 한갓진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날도 우리팀 외 다른 한팀이 전부인 것 같다.
넉넉잡아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
불원천리 달려간 망운산에도 부슬부슬 봄비가 내린다.
어제 밤부터 내리던 비가 남해에 도착해서는 그나마 잦아 들어 다행이다.
산행은 화방사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른다.
능선에 이르는 길 까지는 돌로 잘 다듬어 놓아 험하지 않다.
그렇지만 비가와서 시계도 짧고 길이 미끄러워서 여간 불편하지 않다.
또한 정상에 이르기 까지 줄곧 오르막 구간이다.
1시간 30여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오름이 짧다.
"귀에 대고 하는 말은 오래 남지 않는다.
그러나 가슴에 대고 하는 말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등산로에서 만난 명구가 진정으로 사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 준다.
*산행코스 : 화방사 주차장 - 화방사 - 철쭉군락지 - 망운산 정상 - 770봉 - 관모봉 - 동당저수지
안개에 쌓인 망운산 정상 겨우 몇미터밖에 보이지 않는다.
날씨만 좋다면 해안선을 따라 옹기종기 들어선 조가비 같은 마을의 지붕들의 한눈에 들어 오고
지리산 천왕봉과 광양의 백운산, 하동의 금오산을 조망할 수 있을 텐데........
망운산은 꿈을 꾸고 있는 듯 온통 하얀 구름안개에 묻혀있다.
부부는 닮아 간다더니...아름다운 부부.
산행 들머리인 화방사
된비알을 올라온 후 잠시 숨을 고르고....
하산 후 동당저수지에서 바라본 망운산. 그때까지 안개속에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산 아래는 나무가지에 물기가 오르고 연두빛이 완연하다.
대부분 아직 잠든 듯 마른가지를 하고 있지만 발 아래는 새 생명이 지천으로 올라 온다.
산괭이눈 - 비를 맞아 입을 다물고 있다.
남산제비꽃 - 이번 산행에 가장 많이 본 꽃
현호색
꿩의밥
금창초(일명 금란초)
산수국의 씨방 - 어머니 방을 떠난 아이들은 어디에서....
아이들을 떠나 보낸 모정이 저같은 모습일까!
마른대에 헛꽃 몇닢 달고 모진 비바람을 견딘다.
곧 올 새생명에 그 몸뚱이마져 내어 주겠지!
자운영 - 다락논에 딱 한포기 자운영꽃도 피우기 시작했다.
광대나물 - 마을 어귀에서
가는잎 그늘 사초
논냉이가 물 보석을 달고 있다.
마을에서 만난 수선화 가족.
산행 뒤에 찾아오는 뻐근한 근육통이 좋다.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기분좋은 몸의 표현이다.
* 2008년 3월 23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