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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06. 10. 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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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500여m를 앞두고 내려다 본 설악산의 파노라마 

 

설악산 대청봉(1,708m),봉정암

 

대청봉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는 <오색-대청봉> 5Km의 거리로 보통 4시간정도가 걸린다.

대청봉 까지 가장 짧은 시간에 오를 수 있어 언제나 많은 인파가 몰리고, 연휴때는 정체를 빚는 코스다.
설악폭포까지 2시간, 설악폭포에서 대청봉까지 2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는데,

이날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 정상까지 5시간이 걸렸다.
이 코스는 대청봉 500여m 전까지는 숲이 울창하고, 설악폭포에서 정상부근까지는 계속되는 경사길이다.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중청산장-소청봉-봉정암-영시암-백담사

              (2006.10.14(토) 05:00~18:10)

 

새벽 5시 매표소를 지나자 바로 돌계단이 나타나고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헤드랜튼을 켜고 1시간을 어둠과 돌계단 언덕에서 진을 뽑을 즈음, 갑자기 사람들에 가로막힌다.
좁은 산길에 사람들이 서너줄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겨우 1시간을 올랐을 뿐인데 한숨부터 나온다. 과연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산행을 포기하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서로 무전으로 알리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린다.
어둠속에서 그렇게 30여분을 한곳에서 허비하고 말았다.
우리 일행도 산행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의논끝에 강행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가다서다가 계속되고 쉼터를 지나 설악폭포에 이르니 정체가 풀리고 날도 밝았다.
고운단풍을 기대했지만 이곳은 벌써 단풍이 지고 없다.
설악폭포는 등산로에서 보이지 않고 수량이 적어 물소리도 약하다.

이어지는 쇠사다리와 가파른 돌계단길의 연속이다.
여기도 지난 여름의 수마에 곳곳이 훼손되고 깍여 나갔다.
헬기로 옮겨온 돌과 철제들이 가파른 등산로 여기저기에 쌓여있고, 이날도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수고하십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인사를 건낸다.

한굽이 지나면 또 한굽이의 끝없는 고행길, 앞서거니 뒷서거니 격려의 말이 오가고,
어느듯 마음도 몸도 자연의 일부분이 된 듯이 정신이 맑아 온다.

마지막 가플막이 끝날 때 쯤 완만한 비탈길이 나오고 지나온 뒤를 돌아보니 낮아진 나무사이로

구비구비 시원한 설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다시 30분 정도 오르면 대청대피소로 쓰던 시멘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0시20분 드디어 대청봉에 닿았다.
대청봉에서는 시간과 능력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내려갈 수 있다.

중청산장에서 주먹밥으로 간단히 때우고, 생리현상 해결하는데 2,30분 시간 허비,
곧바로 봉정암으로 출발.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소청봉에 길게 늘어선 행렬에 놀라 알아보니 희운각, 비선대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올라오는

사람들과 교행이 않돼 기다리는 중이란다.
긴행렬을 뒤로하고 우린 봉정암으로 좌회전한다.
계속되는 돌 너덜길을 30여분만에 봉정암에 도착한 후(오후1시), 법당과 사리탑에서 참배한다.
서둘러서 먼저내려 온 사람들은 사리탑에서 108배를 올린 후 우릴 기다리고 있다.

백담사에서 오후 6시에 끊어지는 용대리행 버스를 탈려면 서둘러야 한다.
예정대로라면 봉정암에서 오세암을 거처 백담사로 내려가야 하는데 시간단축을 위해 수렴동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오후 1시30분 봉정암을 출발하여 군데군데 엉망이 된 계곡을 따라 착잡한 마음으로 백담사로 향한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 해가 저물어서야 백담사에 닿았다.
오후 6시 10분, 용대리행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리입구 버스주차장에서 백담사 경내까지

또다시 장사진이다. 지쳐 쓰러질것 같은 1시간 30여분을 기다려 용대리로 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버스가 그 시간까지 운행을 해서 다행이었다.


부산에서 전날(금) 저녁10시에 출발하여 다음날(토) 오색에서 새벽5시에 산행을 시작한 후

백담사에 오후 6시10분 안착. 장장 13시간의 여정이었다.
파김치가 된 몸은 고통스럽지만 15명 모두가 무사히 완주했다는 안도에 기쁨이 넘친다.
용대리에서 황태구이 정식은 꿀맛이었고, 인제시내에서 24시찜질방에서 땀을 씻고 저녁 10시

부산으로 출발, 다음날(일) 새벽 4시에 집에 도착했다.


                                                                 ^^날이 새자 긴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오색에서 새벽5시 정각에 대청봉을로 오르기 시작~
헤드랜턴을 달고 1시간이나 올랐을까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들이 멈춰서듯이
산길에서, 그것도 한곳에서 서서 30여분을 기다리고....
급기야 되돌아 내려가는 수많은 사람들....

                   ^^정상에 오른 많은 사람들. 정상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기위해 다툼이 심하다.

                                                                       ^^대청봉대피소로 쓰던 건물

 

한계령 아스팔트는 차량들이 엉켜 지체되고,
산길에서는 사람들로 비벼진다.

밤을 하얗게 새어 달려온 길, 기어코 오르고야 말리라
10시가 넘어 대청봉에 섰다.

정상표지석을 점령한(?) 수많은 인파,
기념사진은 결국 아래에서 찍었다.

                                                                      ^^대청봉에서 본 울산바위쪽 모습 

 

대청봉의 장엄한 운해를 보고자
밤잠을 설치며 버스로 비몽사몽 달려갔으나
길에선 차량정체, 산길에서는 사람에 밀치고...
10시가 넘어서 산정에 오르니
구름걷힌 뿌연 안개의 설악에 만족한다.

                                                   ^^중청에서 소청봉 가면서 본 용아장성의 웅장함

                                                                                                ^^봉정암

                                                   ^^수렴동계곡의 수해모습 물없이 바싹 말라 있다.

 

7월 전국에 내린 살인폭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갔지만
인제지방의 피해는 너무나 엄청났다.
새벽, 인제지방에 들어서니 가로등도 없는 국도지만
버스의 전조등에 잠시잠간씩 보이는 생채기는 마음을 무겁게 했다.
7월 한달 그렇게 퍼붓더니...
그 뒤로 야속하게 지금까지 오지 않는 비....

봉정암에서 백담사로 내려오는 수렴동계곡의 모습은
철사다리가 떠내려가다 걸려있고, 길은 없어지고....
봉정암 스님들이 나서서 나무로 임시 다리를 놓았다지만
가을 가뭄에 다리는 소용도 없고 마른계곡을 황망히 넘나든다.

 

                               ^^백담계곡의 단풍은 고왔다. 금새 어두워져 그것도 잠시뿐.

 

'오-메 단풍들것네'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곳의 단풍은 곱다.
'시월 시절은 단풍이 얼굴'이라는데, 가을 가뭄에 나무고 계곡이고 목이 탄다.
가을 가뭄이 심하다 보니 짐승먹이도 부족하다는데...
북핵으로 시절도 하 수상하고, 가을가뭄으로 단풍도 하 수상하고
이래저래 올해는 때깔좋은 단풍구경은 물 건너 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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