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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에서 해맞이

구름하나 바람소리

by 실암 2007. 1. 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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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새해 첫날 鷄足山에서 해맞이를 했습니다.

                                                                                                                           ^^07:46

  계족산(429m)은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산인데
  뻗어 있는 산의 모습이 닭의 발 모양과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2006년을 보내고 2007년을 맞는 시끌벅적한 TV의 카운터 다운을 보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든 후, 새벽 6시에 일어났습니다.
  동서(同壻)의 승용차로 산아래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차량과 인파로 시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멀찍이 대로변에 차를 대고 40여분을 걸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도 정체가 되고 정상일원은 벌써 발하나 들여놓을 틈도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해맞이 명소인 동해바다 일원만 복잡한 줄 알았는데
  이곳 산들도 그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동해바다는 물론, 전국의 산정은 2007년 처음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고자 하는 마음 다짐의 자리가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올해는 남쪽지방에서만 구름사이로 해를 볼 수있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여서
  기대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짙은 구름에 가려진 하늘을 보고
  정상에서 아니면 도중에서 되돌아 내려 가기도 했습니다.


 <어제의 해도, 오늘의 해도, 또 내일의 해도
   늘 우리곁에 있던 그 태양이거늘…>
  형상에 사로잡힌 우리는
  2006년의 해와 2007년의 해가 다른양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7시42분 두터운 구름층아래로 맑고 붉은 해가 속눈섭 만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만세를 부르는 이, 누군가를 부르며 발을 동동구르는 이,
  휴대폰으로 이 광경을 친구에게 생중계하는 젊은이,
  휴대폰 액정이 일제히 하늘에서 춤을 춥니다.
  해는 금새 황금쟁반처럼 둥글어졌습니다.
  맨눈으로 태양을 바로 볼 수 있는 아침해가 좋습니다.
  그러나 불과 수분만에 해는 구름층속으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무슨 마술을 보는 듯 신기했습니다.
  짧은 순간 태양의 생성과 소멸을 보는 듯한…


  사람들은 이제 내려가기에 바쁩니다.
  내려오는 도중 산 허리쯤에서 다시 해가
  구름층 위로 얼굴을 내밀고 빛을 발합니다.
  마치 해맞이에 지각한 이에게 선심이라도 쓰는 듯이...

 

  산아래 내려오니 하늘은 온통 잿빛입니다.
  하루종일 그렇게 하늘은 구름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신년이면 처가의 식구들이 큰 처남댁에 모입니다.
  설에는 차례를 지내러 여자형제들은 시댁으로 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연례행사가 된 것 같습니다.
  올해도 장모님을 비롯한 6섯 남매(4녀2남)가족 22명이
  좁은 아파트에 모였습니다. 전쟁터에 다름아님니다.
  그나마 장승같은 우리 두아들은 빠졌습니다. 큰놈은 대학3학년인데
  친구들과 부산 기장으로 해맞이하러 떠나고, 작은놈은 군에 간지 20여일쨉니다.
  갓 돌지난 녀석부터 대학생까지…
  아직 어린녀석들이 많아 혼을 쏙 빼놓습니다.
  우리 아이들 외에 제일 큰 녀석이 중3이니 말입니다.

 

  9시, 늦은 아침으로 떡국을 먹고 2박3일의 행복한 전쟁터(?)를 벗어났습니다.
  부산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다 되었습니다.
  서울사는 동생내는 해병전우회에서 단체로 강원도 동해로 일출여행을 떠났는데
  해도 못보고 왼종일 길에 갇혀 오후 3시가 넘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노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2007년 첫 출근.
  다시 일상의 틀에 갇혀있습니다.
  일순 어질어질한 현기증같은 신열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시무식을 했습니다. 경기불황과 적자라는 단어에 주눅이 듭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들매를 고쳐 매자고 서서로를 다잡습니다.

 

  2007년
  올 해는 정말로 2006년 보단 안팎으로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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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Nikon D70s 17~5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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