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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총기사고 때마다 부모가슴 '철렁'

신문속의 오늘

by 실암 2006. 8. 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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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총기 사건이 또 일어났다. 이등병이 선임병 2명에게 총격을 가해 한명이 사망하고 한명은 부상했다. 자신은 자살을 기도해 중태다. 애통하고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난해 이때에도 최전방에서 자신의 내무반에 수류탄과 총기 난사로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어 국민은 더 불안하다. 더우기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나 군대에 보내야할 자식을 둔 부모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탄다.
사건이 터질때마다 가혹행위, 비인간적 인격모독 등 후진적 병영관리가 지적되고 비난도 빗발친다. 군은 잘못된 점을 시정하겠다고 병영문화개선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그러나 군대의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는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장교가 사병을 성추행하는 사건까지 일어나니 어이가 없다. 사건의 명확한 진상이 밝혀져야 하고, 아울러 실현성있는 대책도 나와야 한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햇가족시대에 태어난 요즘 병사들은 인내심과 적응력이 떨어지고, 컴퓨터의 폐해로 인한 원만하지 않은 인관관계도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으로 의식이 변화했다면 군대의 생활도 그에 따른 변화와 재정립이 뒤따라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군대는 누구에게나 힘든 곳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일병이 될 때까지는 힘든 적응기간이라고 봐야 한다. 이 시기 낯선 생활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감, 두려움은 극단적인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받아들이는 심적인 고통과 불안은 다르다. 따라서 이들 새내기들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방안과 부대와 선임병들의 자상한 배려야 말로 빠른 적응과 불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자라나는 아이들이 인내와 책임감을 스스로 느끼고, 사회성있는 젊은이로 커나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가와 군당국은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신성한 국방의 의무에 기꺼이 헌신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한치의 불안도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2장교묘역 모습, 위 언덕아래는 애국지사 묘역이다.

>>제2장교묘역 바로 아래에 있는 사병묘역 모습, 지난해까지만해도 절반이 비어 있었다.

>>장인어른 묘소. 친손자, 외손자들이 절을 올린다.(오른쪽의 큰 녀석이 올해 군에갈 우리둘째)


2004년 7월 저의 장인어른은 대전국립현충원 제2장교묘역에 안장됐습니다. 6.25참전중에 대태부 관통상을 입으셨으나, 말년이 되어서야 충무무공훈장을 받으시고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습니다.
대전국립현충원은 사병묘역, 장교묘역, 장군묘역, 애국지사묘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애국지사묘는 봉분과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 있고, 장군묘는 봉분이 있습니다. 장교와 사병은 화장을 해서 안장을 하고 묘비만 새움니다.
묘비의 앞면은 예를 들어 '육군병장 000의 묘'라 되어 있고, 뒷면엔 00년 0월 0일 어디에서 전사(순직, 사망)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묘비 앞면에 '배위 000'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뒤에 사망한 배우자를 함께 모신 경우입니다.
전사는 전투중에 사망을 말하고, 순직은 군복무중 사고로 사망, 사망은 질병과 장기복무자(주로 장교)나 국가유공자로 있다가 자연사함을 말합니다.

 

2004년 7월 장인어른을 안장할 당시에는 이곳 장교묘역은 절반이상의 공간이 남아있었으나 지금은 3분의 2가 채워진 상태고, 사병묘역은 당시 절반정도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2년이 지난 현재 그 넓은 묘역을 다 채우고 상단의 다른 묘역에도 상당히 많이 들어선 것을 보았습니다.
이날도 두곳의 임시 묘비(대리석 묘비를 새울때까지 나무로된 팻말을 임시로 새움)앞에서 살인적인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애끊는 두 어머니의 울음소리는 멀리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숙연케 했습니다.
작년 장인어른 1주기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위 글에서 언급한 사건으로 사망한 8명의 사병들의 삼우제여서 온 묘역이 울음바다를 이루었습니다.

군대가 좋아졌네 어쩌내 하지만 아직도 알게 모르게 많은 병사들이 사건과 사고와 질병으로 순직한다는 것을 이곳에 올 때 마다 느낍니다. 참으로 안따까운 심정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집 첫째 아들은 지난해 봄 무사히 제대(작년 사고가 난 그 부대)를 하고 복학을 해서 노심초사하던 마음을 한시름 놓았습니다만, 둘째는 올해 12월에 군에 입대할 예정입니다.
둘째는 이곳에 올때마다 무수히 늘어나는 묘비를 보고 의아해 하는 눈초리로 "아버지 왜 군대서 저렇게 죽는 사람이 많아요"라고 묻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무덤덤하던 놈이 군 입대를 앞두니 두려운 마음이 드는가 봅니다. "아∼ 군대 어째가노!"하며 불안해 하네요.
"아들아 그래도 대한의 남아는 군대 갔다와야 사람구실을 한단다." 하며 애서 태연한척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지만 내심 마음한켠엔 불안함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정말 시챗말로 '빽'이라도 있으면 군대 안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나라가 있는 한 군대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국립현충원 묘역에 묘비가 더이상 세워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묘비 하나하나 안타깝고 애절한 사연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모든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명복을 빕니다."


* 글 - 2006. 8. 11(금)
*사진 - 2006. 8. 5(토) 대전국립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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