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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신문속의 오늘

by 실암 2006. 7. 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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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누군가의 영혼이
내 관절 속에 들어와 울고 있다
내게서 버림받은 모든 것들은
내게서 아픔으로 못박히나니
이 세상 그늘진 어디쯤에서
누가 나를 이토록 사랑하는가
저린 뼈로 저린 뼈로 울고 있는가
대숲 가득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

<장마전선, 이외수>


 

 

>>사진은 지난 7월9일 경남 의령의 작은 마을(율리)의 아침 모습이다.

   다슬기도 잡고 천렵(川獵)을 겸해 이웃간의 우의(友誼)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1박2일 일정. 

   그러나 우의(雨衣)를 입어도 무색할 정도로 비에 흠뻑 젖었다.

   콩밭이 논처럼 시뻘건 황톳물로 넘실거리고 아스팔트길이 내를 이뤘다.

   돌아오는 길 지방도 곳곳이 흘러내린 토사와 물에 잠겨 혼줄이 났다.

   그 전날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지리한 장마와, 폭우에
  집과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흙에 묻히고, 길이 끊어지고…
  온 나라가 온통 난리가 아닐 수 없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재해에 하늘만 원망할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이 편하자고 방편들은 개을리하고
  산허리를 자르고 구멍을 뚫고,
  산을 깍아 마구잡이 팬션인가 전원주택인가를 짓는 등…
  이러한 짓들이 더 큰 재앙을 몰고 오는 것이 아닐까?

 

  구멍난 하늘같다.
  오늘까지 열흘이 넘도록 비소식에 묻히자니
  하늘도 너무한다 쉽다.
  시골 할머니 말씀처럼 정말 "생~몸써리가 난다."

 

  푸른하늘과 햇살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마음이 밀물처럼 모여
  이 어려움 거뜬히 넘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초복 - 비오는 7월20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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