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날-
31일(수) 지방자치선거일로 '임시공휴일'.
새벽 6시30분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아내와 함께
투표를 마치고 금정산 고당봉(801.5m)으로 향했다.
부산은 도심안에 산이 많아 좋다.
금정산, 황령산, 장산, 승학산.....
그 중에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鎭山)이다.
오늘은 평소 가보지 않은 길을 택했다.
지하철 2호선 '율리'역에서 내려 고당봉에 오른 후
장군봉과 계명봉 아래로 해서 범어사로 내려오는 코스.
주 등산로는 휴일이면 사람으로 비벼지지만 이곳은 한적하다 못해 인적이 뜸했다.
날씨는 여름 초입에 들어 무척 덥고 바람까지 없어 더 힘이 들었다.
그러나 동네 짝자쿵친구 4가족(8명)이 하하호호 '쉬엄쉬엄' 오르는 시간은 꿀맛이다.
산속에서 6시간을 머물다 왔다.
고당봉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고당봉 오른쪽(동쪽)으로 로프를 이용해서 내려서야 하는데
(북문쪽에서 올라온 반대편)주의를 요한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 중턱에 '가산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데(안내판) 가보지 못해 아쉬웠고,
수량은 적었지만 장군봉 아래엔 그저께 내린 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범어사까지 내려오는 길 내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소리와 함께해서 좋았다.
얼음 같이 찬 계곡물에 손을 담그니 넉넉한 마음에 무엇도 부럽지 않다.
금정산도 난개발로 몸살이다.
최근 `금정산 한평갖기 시민운동(금정산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도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금정산은 90%가까이가 사유재산이라니 난개발 막기는 그만큼 힘이 들 것이다.
금정산이 온전히 시민과 후손에게 진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어제까지 경쟁에 찌든 악다구니?, 상대를 못깍아 내려 안달한 군상들의 거친소리,
자기들만 진짜고 상대는 가짜라며 밤 늦도록 확성기를 타고 달려드는 흑백논리가 없는... ...
눈이 시리도록 잎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물도 푸른, 인공이 아닌 이 곳.
자연의 숨결이 온전히 살아 있는
아~
이곳이 좋다.
그냥 있는 그대로...
아래로 아래로 순리대로 흐르는 저 물이 좋다.
'그래~ 내안에 잠재해 있는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저 흐르는 물에 던져 버리자.'
넉넉한 마음,
비바람과 추위에도 불평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나무처럼,
원칙과 양심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오늘도 나 없는 시간에 열심인 동료들에 감사하며...
인연있는 모두에 감사한다.
>>암문 - 이곳에서 부터 고당봉 아래까지 허물어진 성(城)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은샘(?) - 동쪽에 '금샘'이 있다면 이 곳 서쪽엔 '은샘(?)'이 있다. 같이간 일행이 은샘이란다.
암문 옆으로 등산로에셔 조금 비켜나 있어서 눈여겨 봐야 한다.
>>그저께 내린 비로 패인 바위엔 물이 고여 있다. 바라보이는 능선이 북문(좌측)에서 동문으로 가는
주능선이고, 그 아래 산성마을로 가는 길이 보인다.
>>멀리 중앙의 흰 점이 북문앞 너른 터, 그 넘어에 범어사가 있다.
오른쪽 산능선은 타면 동문을 거쳐 남문으로 가는 등산로, 왼쪽으로 30분쯤 오르면 고당봉이다.
>>713m 암봉에서 바라본 고당봉(801.5m) 모습. 누가 여인의 유두같다 했던가?
단단한 돌이나 쇠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깨지기 쉽다.
그러나 물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깨지는 법이 없다.
물은 모든 것에 대해서 부드럽고 연한 까닭이다.
저 골짜기에 흐르는 물을 보라.
그의 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에 대해서
스스로 굽히고 적응함으로써 줄기차게 흘러
드디어 바다에 이른다. -<논어>-
한상복 <배려>중에서
2006. 5. 31 카메라 Nikon D70s 17-5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