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쪽 언덕에는 들꽃이 다투어 피는 소리가 부산합니다.
메마른 나뭇잎을 들쳐낸 앙증맞은 가녀린 풀꽃의
향기에 코가 자리자리합니다.
아, 이젠 정말 봄입니다.
향그런 춘설차 한잔 놓고 사랑하는 사람의 맑은 눈에 담긴
청아한 하늘의 구름을 찾습니다.
아이의 맑고 깊고 호수같은 눈을 바라보는 행복을 생각하는 봄입니다.
봄처럼 아른아른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부산의 봄은 바람으로 시작합니다.
봄인가 하면 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옵니다.
그래도 봄이 좋고 여름이 있어 행복합니다.
<사진은 지난 3월20일 (지진이 있던 날) 김해 건설공고에서 막 피기 시작한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