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가지 떠서 '컵라면을 익혀 먹어도 될 듯한 바다'였습니다.
계속되던 강추위에 태풍급 바람까지 불던 다음날 바다는 파도를 거세게 뭍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아침 6시 30분부터 젖병등대를 담으면서도 온 신경이 오랑대에 가 있었습니다.
젖병등대와 마주하고 있는 오랑대에는 더 높은 파도와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시간여 젖병등대를 담고 부랴부랴 오랑대로 향했습니다.
태양은 이미 카메라 화각을 벗어나는 8시, 그러나 파도와 물안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습니다.
느닷없이 딛고 선 갯바위를 때리는 파도에 화들짝 물러서기도 했지만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근 10년 만에 오랑대 물안개를 만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