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새 직업, 서점을 열다.

장삼이사

by 실암 2014. 12. 24. 19:25

본문

31년간 근무했던 신문사를 정년 퇴직하고, 장 노는 꿀맛을 느낄 겨를도 없이

학교앞에서 작은 서점을 열었습니다.

겨우 한 달 보름의 휴식기가 아쉽기만 합니다.ㅎㅎ

가보고 싶은 곳, 해외 여행 등 계획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이번 겨울은 그렇게 보내리라 마음 먹었었습니다.

갑자기 이뤄진 일, 꼼꼼히 생각할 겨뤌이 없었습니다.

이 또한 서점에 문외한이 용기 하나로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사양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서점업에 막차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큰 돈을 벌 욕심을 내지 않고, 책이 좋아, 우선 소일거리로 선택했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과 늦은 귀가, 생활리듬이 완전히 달라 고생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직업을 얻어 더없이 기쁩니다. ㅎㅎ  


'방에 책이 없는 것은 몸에 정신이 없는 것과 같다'는

글귀가 마음에 듭니다. 전 책방 주인께서 물려 주신 것입니다.


고등학교 보충교재가 가득한 책꽂이 앞에 앉아 있는 제 모습이 좀 어색하지 않는가요? ㅎ


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본 서점 모습입니다.

간판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지만 우선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주 고객은 중, 고등학교 학생들로 보충교재와 자습서를 팔고 있습니다.

자로 된 책꽂이에 책을 절반도 들여 놓지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반 도서는 한 달에 한 권도 팔리지 않는 실정(동네 책방 사장님들의 말에 의하면)인데

수천만원을 들여 구색을 갖춰놔도 책은 책꽂이에서 빛이 바래지고, 결국 반품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가중된다고 합니다.

서점은 책이 안팔리니 책을 들여 놓지 않고, 고객은 책을 사러 와도 찾는 책이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것이 오늘의 동네 책방의 슬픈 현실입니다.


빈 책꽂이가 너무 허전해서 집에 있는 책들을 가져와 한쪽면 책꽂이를 채웠습니다.

보고 난 헌책이니 필요한 분께는 아주 저렴하게 팔 계획입니다.

일반 소설류, 디자인관련 서적, 사진관련 책을 분류해 꽂았습니다.


아직도 3분의1 정도가 빈 책꽂이로 남아서 사진개인전을 하면서 샘플로 인화했던 사진들을 붙였습니다.

허전함이 조금 해소가 된 느낌입니다만.....ㅎ


정년퇴임 기념으로 출간했던 저의 사진 에세이집 "바람하나 구름소리"도 책꽂이 한켠을 차지했습니다.

1000권을 발행하여 전국 서점에 500권을 배포하고, 내가 인수한 500권 중 100여 권이 아직 남았습니다
필요하신 분들께 할인가 18,000원(택배비 포함, 정가 25,000원)에 팔고 있습니다.



 

2014. 12. 22. 부산시 부산진구 진남로 494 (양정1동)

051-868-5640


'장삼이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늦었네!  (0) 2015.10.14
봄,봄,봄  (0) 2015.03.16
정년 퇴직을 하다.  (0) 2014.10.31
'구름하나 바람소리' 출간 / 판매  (0) 2014.10.14
정년퇴임 기념 출판기념회 및 사진전  (0) 2014.10.0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