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4월 30일에 본 녀석인데 올해는 보름 빨리 만나고 왔습니다.
들꽃의 개화는 10일이나 빠른데, 봄은 아직 멀리 있는 듯 기류가 냉랭합니다.
빈둥거리던 휴일, 남방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은 가뭄의 단비 같았습니다.
소식을 접하고 몸이 바싹 달아올라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순간 늘어져 있던 몸이 물 만난 고기처럼 생기로 펄떡였습니다.
엷은 분홍빛이 수줍은 새색시의 볼을 닮은 듯도 하고,
발그레 홍조 띤 소녀의 볼을 연상하게 합니다.
가냘픈 꽃대 끝에 살짝 오므린 꽃봉오리는 연꽃을 닮은 듯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가히 바람꽃 중의 으뜸이라 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표현하기가 여간 어려운 녀석이 아닙니다.
쌍둥이처럼 두 송이가 함께 올라와 형 꽃이 먼저 피고 뒤이어 아우 꽃이 차례로 핍니다.
작은 풀꽃 꽃 하나가 우주를 품에 안은 저 당당함에 숙연해 집니다.
오늘도 꽃 앞에 살포시 무릎을 꿇었습니다.
2013. 4. 13. 경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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