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x RTS II, 28-85mm. 코닥 T-max 400>
돌산공원 마을 어귀 작은 평상에는 늘 할머니가 앉아 계신다.
도심의 지붕을 멍하니 바라보시며 몇 시간이고 그렇게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즐기신다.
인사를 건네면 내 할머니처럼 손을 잡아 앉힌다. 할머니의 엷은 미소엔 지난날의 질곡과 고난이 묻어난다.
곱게 빗은 파뿌리 같은 머리와 깊은 주름은 쓸쓸하고 애틋하다.
봄날 아지랑이 같은 할머니의 미소가 카메라의 사각 프레임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