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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국 유림장

장삼이사

by 실암 2009. 8. 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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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타계한 영남 기호학파의 '거유(巨儒)' 화재(華齋) 이우섭(李雨燮) 선생의 전국 유림장(儒林葬)이 경남 장유면 덕정마을에서

토요일인 4일 거행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유림과 문하생, 조객, 일반시민, 취재진 등 1000여명이 모여 덕망 높았던 선생의 넋을 기렸습니다.

유월장(踰月葬-초상난 달을 넘겨 다음달에 치르는 전통 장례)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에서는 특히 조선시대 사대부 장례 때 악귀를 쫓는 역할을 했던

도깨비 모양의 방상씨(方相氏)탈이 등장 행렬 선두에서 200여개의 만장과 상여의 길을 인도하는 모습을 재연했습니다.

오전9시 선생의 부친 월헌(月軒) 이보림(李普林.1902-1972) 선생의 위패를 모신 경남 김해시 장유면 덕정리 월봉서원(月峰書院) 앞마당에서 발인제를 시작으로

장례식을 거행하여 마을 입구와 2Km 정도 떨어진 선영 아래 화산정사에서 노제를 지낸 뒤 12시에 하관했습니다.

화재 이우섭선생은 율곡학파의 거목 월헌 이보림(李普林·1902~1972) 선생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도포에 갓을 쓰고 전통 유학자로서의 삶을 살며 월봉서당에서

한학을 가르쳐 왔습니다. 상주들은 삼년상을 치를 예정이랍니다.

발인제

고인의 관위에 순백의 꽃상여를 꾸미고 

미망인의 통곡

상주들의 통곡 

빈소가 차려진 대문앞에 앉아 통곡하는 미망인 

상여가 고인의 자택을 나서고 있습니다. 

마을어귀 사거리를 방상씨 탈이 인도하는 가운데 고인의 위패와 만장이 뒤를 따르고.... 

마을앞에서 방상씨탈이 한바탕 춤판을 벌이기도.... 

이번 방상씨탈은 이도열 고성탈 박물관장이 10여일간 오동나무로 2개를 만들었답니다.  

방상씨탈은 장례가 지낸뒤에 모두 태워 없애는 풍습때문에 지금까지 남아 전해오는 것이 없는데

이번 장례에 제작된 탈은 없애지 않고 박물관에 보존하기로 했답니다.

  

상여행렬 

만장행렬 

 

30도를 웃도는 염복 더위에 상여꾼은 물론 모든 사람들은 땀으로 흠뻑 �었다. 

무더위와 먼길을 상여소리꾼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고인을 선산으로 인도 합니다.

상여를 뒤따르면서 오열하는 상주  

만장- 글씨가 한결같이 명필입니다. 

신도시로 변모한 장유(율하지구)의 하늘을 수많은 만장으로 덮였습니다. 

방상씨탈을 쓴 두사람은 얼마나 더웠을까요. 

100여명의 취재진들의 열띤 경쟁? - 가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장례의식이니 만큼 질서와 예의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선산에 들어서 오르막을 오르는 상여행렬 

반룡산 기슭 화산정사 앞에서 노제를 지낸후 오르는 상여행렬, 만장을 이곳에서 상여를 배웅합니다.

상여의 길이가 길어 때론 길이 아닌 언덕을 넘기도. 

 

 

 

장지에 도착한 상여 

유택 - 지관의 말에 따르면 명당중의 명당이라는 설명인데,특히 흙이 오색토라며

흔치않은 명당이라고...., 하관하기 전에는 절대 열어보이지 않는다며..., 상여가

도착한 후 맏상주가 '사진쟁이들'땜에 힘들다며 이렇게해선 하관하기 어렵다며

이곳에 줄을 쳐서 못들어 오게 하라며 역정을 내는 바람에 '이참에서 하산'하기로 하고

이후는 다른 분들에게 패스!  

내려오면서 본 앞산이 한가롭습니다.

땡볕을 받아들여 스스로 탄소동화작용과 산소와 시원한 그늘을 무상으로 전해주는 저 나무들 처럼

더위를 넘어 폭염에 가까운 날씨에도 1000여명을 운집하게 한 고인의 덕과 정신을 생각합니다.

유림의 법도와 효행으로 한평생을 살다 가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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