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궂은 날씨에 갈팡질팡하던 봄의 향연도 사그라든다. 또 한 번 속절없이 봄을 보낸다. 해가 갈수록 봄꽃 피는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오늘이다. 매화 지고 살구꽃도 지고 벚꽃이 한창일 때 이곳은 ‘드림로드’가 된다. 홍도화 복사꽃 벚꽃이 어우러진 이 길은 파스텔 가루를 흩뿌려 놓은 것같이 화려하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형형색색의 나무, 땅에 내려앉은 꽃잎까지 그야말로 ‘꿈의 산책길, 드림로드’다. 시나브로 떨어지는 꽃잎의 환영, 즈려밟고 가기가 미안하다. ‘구름을 삼키고 토해내듯’ 세상 가득했던 짧은 봄이 간다.
2024. 4. 25. 부산진구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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