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가을꽃이 피고 황금빛으로 가득했던 들판은 이제 피자 조각을 들어내듯 거뭇거뭇 겨울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듯 짙은 안개 속에서 코스모스가 손을 흔든다. 실바람에도 무리 지어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보면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코스모스는 우리말로 ‘살살이꽃’이라고 한다. 가느다란 가지 끝에 꽃을 달고 하늘거리는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코스모스는 실제 여름부터 피는 꽃이지만 맑고 청아한 가을 하늘과 잘 어울려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 되지 않았을까. 쉬이 지나갈 가을, 그 계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에서 한나절 여유를 부려보면 좋겠다. (이무현/사진가)
부산진구신문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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