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바람을 기다린다.
잔잔한 바다로는 먼 바다로 갈 수 없다.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만이 그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바람은 그들의 근육을 일으키고 더 강한 용기를 불러온다.
다시 그들은 바람을 기다리고
바람만이 그들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 의해 앞으로 나아간다.
바람을 안고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바다에 다가서자 건물과 요트는 희미하게 저만큼 멀어져 있었다.
이만큼 다가가면 저만큼 뒤로 물러섰다.
뿌연 커튼은 다가간 만큼 여전히 그만큼의 농도로 가려져 있었다.
먼 대륙에서 실려 온 먼지가 안개와 버무려져 풍경의 디테일을 없애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바람. 그러나 바람은 분명 그곳에 있었다.
풀을 어루만지고, 나무를 흔들고
파도를 일으키고, 요트의 돛을 부풀렸다.
젊음의 근육에 굵은 정맥의 물줄기를 새기고 있었다.
2016. 5. 8. 부산 해운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