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하다.
습기라고는 느껴지지 않고 먼지만 풀풀 날리는 바위틈.
그 척박한 뼝대(벼랑) 석회암석에 붙어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밤 새 제 죽은 몸에 맺힌 이슬로 목을 축이는 것일까.
서식 환경은 겨우 겨우 라는 단어를 떠 올리게 할 만큼 척박한데,
꽃은 여 보란 듯이 여느 꽃보다 곱고, 곱다.
하얀 머리 쪽 져 빗은 내 할머니의 모습이 저리 고왔지.
강물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그 뒷모습은
어떤 기다림과 그리움의 애잔함으로 다가온다.
유장하게 흐르는 동강의 역사만큼 모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동강의 혼이 되어 동강의 역사로 피어나는 꽃.
동강할미꽃이다.
2016. 3. 27. 강원도 정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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