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는 해가 올라오면서 끓는 가마솥처럼 피어오르고, 바다는 붉게 물들었다.
온통 주황색 일색. 먼 바다에서 작업하던 작은 어선이 갈매기를 몰고 포구로 들어왔다.
이를 즈음이면 그토록 굳건히 지키고 있던 자리도 무용지물이 되기 일쑨데,
삼각대는 오히려 불편할 따름이다.
좋은 화각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자리다툼을 해야 하니까...
이렇게 정신없이 긴박한(?) 상황일 때를 노리는 검은 눈이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그동안 사람이 많이 몰리는 촬영지에서는 삼각대와 카메라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하는 일이 심심찮게 있어 왔다.
이곳 강양항에서도 지난 12월 1일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카메라 가방을 옆에 두고 정신없이 피사체를 따라 다니다 돌아 와 보니
렌즈가 가득 든 가방(1천만원 상당)은 없어지고, 비슷한 빈 가방만 놓여 있었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항상 경각심을 갖고 가방은 메고 다니던지, 필요한 렌즈만
카메라에 장착하고 가방은 차에 두고 오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아름다움과 희망이 넘치는 창작의 자리에 비겁한 검은 그림자는 없어져야 한다.
지금 자동차 블렉박스를 검색하는 등 확인하고 있다는데,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
2013. 11.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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