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취미든 한번 빠지면 중독성이 강하지만 사진은 특히 더한 것 같다.
사진 명소는 성직자들이 성지를 순례하듯 사진가들도 매년 갔던 곳을 다시 찾곤 하는데,
사진 소재의 중독성으로 말하자면 강양항 만큼 뇌리에 강하게 남는 곳도 드문 것 같다.
오메가와 해무, 멸치잡이 어부의 귀항하는 모습이 어우러진 작품을 접한 사진가라면 가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같은 작품이 예견되는 날씨에는 이른 새벽부터 포구는 사진가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전국에서 버스까지 대절한 사진가들이 수 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일쑤다.
해뜨기 1시간 전에 도착해도 삼각대를 들여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온 몸을 마비시킬 듯 한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한 컷(?)을 위해 자리를 지킨다.
이렇듯 무서운 구석이 있고 중독성이 매우 강한게 사진 취미다.
올 겨울 들어 강양항으로의 첫 출사, 1시간 전에 도착했지만 이미 바닷가는 만원이었다.
이날 모인 사진가는 어림잡아 500명, 삼각대 놓을 자리를 확보 하지 못한 상황이라 하이에나처럼 뒤에서 어슬렁거렸다.
오메가 일출이 확실한 상황. 명선도는 포기하고 '오메가와 고깃배'를 염두에 두고 장소를 물색했다.
작업 중인 어부를 확인하고 해 뜨는 각을 머리에 그리며 기다렸다.
그런데 한곳에 머물던 어부가 해가 올라오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예측할 수 없는 어부의 이동에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담았다.
손과 얼굴은 칼에 베인 것처럼 아리고 숨이 찼으나, 몸은 더웠다.
일출 사진은 해가 올라오면 겨우 수 분 안에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
오늘처럼 움직이는 고깃배와 일출을 함께 담는 일은 더욱 어렵다.
노출, 흔들림, 수평, 구도를 찰나에 맞추기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편에 '어부와 갈매기'의 향연이 이어집니다.
2013. 11. 30. 07:15
2013. 11. 30. 06:30
명선도(소나무)와 해를 담기 위해 진하해수욕장 쪽에 늘어선 사진가들.
2013. 11. 30. 울주군 강양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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