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 가족의 비행 모습입니다.
점심을 먹고 도착하니 고니들의 울음소리만 요란하고 재두루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재두루미가 오지 않았나?' 지나가는 말로 혼자 중얼거렸더니
'걔네들은 해질녘이 돼야 온다'고 어느 사진가 한 분이 알려 주었습니다.
재두루미는 낮에는 먼 곳(?)에서 먹이 활동을 하다가 늦은 오후가 되면 이곳으로 날아와 머문다고 했습니다.
워낙 경계가 심한 녀석들이라 머무는 장소도 이곳 저수지의 가장 먼 모래톱에 자리하기 때문에
600mm렌즈 정도는 돼야 제대로 담을 수 있습니다.
삼각대에 장착된 '대포'들이 고개를 숙이고 개점 휴업상태였는데, 아마도 이 녀석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습니다.
'대포군단'에서 조금 먼 곳에서 기러기 떼의 비행을 촬영하던 중 멀리 남쪽 하늘에서 다가오는 한 무리의 새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감적으로 재두루미의 날개 짓이란 걸 알아챘습니다.
그러나 너무 먼 당신, 짧은 렌즈로 담아 내기엔 역부족이라 허망했습니다.
오후 4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재두루미 20마리가 V자 편대를 이루고 내 머리 위를 수직으로 날아 저수지
중앙에 내려앉았습니다. 하나의 점에 불과했는데 정말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춤추는 무희의 우아한 드레스 아래를 보는 기분이랄까, 미안하게도 두루미의 속살을 담게 되었습니다.
짧고 가벼운 렌즈였기에 머리 위를 수직으로 날아가는 새 사진을 담을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머리위를 지나는 재두루미의 고공 비행을 300mm로 담았습니다.
2012. 1. 14.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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