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찾은 고향에서 겨울 진객 '납매(臘梅)' 향을 담아 왔습니다.
납매는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으로 꽃 중에서 가장 먼저 핀다고 해서 '花信' 즉 '꽃소식'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접하진 못했지만 납월(섣달)에 피는 받침꽃과의 '납매'는 따로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마도 신묘년(辛卯年) 섣달 포근한 기온 영향으로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것 같습니다.
10년 만에 '설 한파'는 올 겨울 들어서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영하 11도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훨씬 더 낮게 느껴졌습니다.
내복과 추리닝을 입은 채로 두루마기를 그 위에 입고 목도리를 칭칭 감아도 냉기가 화살 같이 뚫고 들어왔습니다.
고향 마을 골목에 핀 매화는 잔뜩 움츠린 채 종종 걸음으로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설날 아침에 매화 향을 맡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때 이른 매화는 청아한 옅은 향을 전하며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은은하고 맑은 향기에 추위도 잊고 카메라를 든 손이 어는 줄도 몰랐습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 속에서 매화는 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2012. 1. 23. 설날 아침, 경북 상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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