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잎의 영혼
그 한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 듯한 그 한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가진 여자
눈물같은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수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한잎의 여자 / 오규원〉
도화 빛 볼을 살짝 드러낸 여인을 닮은 꽃, 남방바람꽃이다.
사슴은 목이 길어 슬프다지만 목이 긴 여인은 아름다움의 대명사다.
남방바람꽃은 긴 목과 특히 뒤태가 아름답다.
뒤태가 예쁜 긴 생머리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듯
그 자태에 빠진 숫한 사진가들에 의해 몸살을 앓아야 했다.
수난의 생채기는 깊었다. 철장 속에 보호되는 아픔도 겪었다.
많이 보고 싶은 꽃, 올해는 마음속으로만 꽃을 보려나 했었다.
구름과 비, 바람이 많은 날, 그만 살짝 엿보고 말았다.
2011. 4. 30. 경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