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야새야 방울새야
꽃가지에 앉지 마라
우리 님이 오시면 보여 드린단다
꽃향기 맡고서 우리 님이 오시면
너랑 나랑 둘이서 마중 나가자
새야새야 방울새야
꽃나무에 앉지 마라
우리 님이 오시면 보여 드린단다
꽃소식 듣고서 우리 님이 오시면
너랑 나랑 둘이서 마중 나가자
(민요에서)
노루귀의 자태에 취해 잠시 나무의자에 앉아 있자니
여러 종류의 새 가족들이 갖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겨울 가뭄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작은 물통이 이들을 불러 갈증을 풀어 준다.
까치, 참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동박새 그리고 내가 이름을 불러 주지 못하는 새들...
그 중에 노란 연두 빛 무늬의 방울새(검은머리 방울새)가 눈길을 끈다.
녀석들은 전생에 사람이었을까! 겁도 없이 가까이 날아와 애정행각(?)을 펼친다.
숫놈 두마리가 방울이를 기다리며 서로 기싸움을 한다.
"방돌아 너 저리 안갈레?"
"... 니나 가라 내가 왜가!"
'방돌이'와 '방식이' 사이에 '방울이'가 날아와 앉았다.
"사랑을 따르자니 친구가 울고, 우정을 따르자니 내가 우네 사랑이 우네"
삼각관계, 고민되는 방울이.
이리 보니 방돌이도 좋고, 저리 보니 방식이도 괜찮은데~
방울이는 방돌이 한테 마음이 기우는데~
방식이 가슴은 숯검뎅이로 타 들어가고
방돌이는 애써 표정관리에 들어간다.
" 방식아 미안쿠만~"
"방울씨 우리 한번 잘 살아 봅시데이~"
"몰러유, 방돌씨~, 채금 지세유~"
곤줄박이
직박구리
까칠한 까치, 좀처럼 사진찍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목마른 새, 수돗물은 언제나 나올까?
2011. 3. 5.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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