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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의 마라토너

마라톤

by 실암 2010. 11. 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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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지 않고서야 이 짓을 할까?"
아침부터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논둑에 엎어져 작은 풀꽃을 담으면서 혼자서 돼내던 말이다.
땀이 젖은 옷이 몸에 쩍쩍 들러붙고 안경 속으로도 땀이 흥건히 고이던 날, 열기에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다.
"그래 그만 돌아가자" 적당히 나 자신과 타협을 하고 일어서니 현기증이 일어 주저앉고 말았다.
9월 5일 구름한점 없는 여름은 절정을 넘어 맹폭을 가하던 그런 날이었다.

 

땡볕 속에 숨이 막히면서도 작은 풀꽃과 대화할 때 희열이 넘친다.
가끔은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몰아의 공황상태를 느낀다고도 한다.
무엇을 얻기 위해 생존경쟁을 하는 현장에서도 이같이 치열할까?

 

 

 

논 가운데 엎어져 있는 사이 마라톤 주자들이 강둑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나 보다 더 '미친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이 더위에 마라톤이라니 혼자 경악했다.
폭염 속에서 이들은 왜 마라톤을 선택하고 죽을힘을 다해 달릴까? 무엇을 얻기 위해서...
마라톤은 자기와의 투쟁이라고 한다. 자기와의 극한투쟁을 이기고 무엇을 쟁취할까?
너무 힘들어 자신과 적당히 타협하고 그만두고 싶어 질 때 이것을 극복하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마라토너라고 한다.
아름다운 자기 투쟁의 길이고 나를 이기는 길이라고 한다. 우리 인생 또한 그러한 길이 아닐까!
마라톤도 인생도 동반자가 있고 선의의 경쟁자가 있어 아름답다.
이러한 동반자, 경쟁자가 없다면 마라톤도 인생도 승리는 없을 것이다.
극한에 일그러진 표정만큼 흥분도 희열도 최고조에 다다랐으리라 생각된다.  

 

 

 

 

 

 

 

 

 

 

 

 

 

 

 

 

 

 

 

 

 

 

 

 

 

2010.  9.  5. 부산 낙동강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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