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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창고를 비우며

들꽃뫼꽃

by 실암 2010. 4.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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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 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긴 설렘으로 기다린 봄입니다.

헌데 봄이 이렇게 춥기는 34년 만에 처음이랍니다.

봄은 바람을 닮은 남자와 향기를 품은 여인의 만남이 아닐까요?

꽃가루도 못 받고 천수를 다하지 못한 꽃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네요.

봄 햇살, 봄기운 가득 머금은 꽃바람, 꽃비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루귀 

 

  

 

 

큰개불알풀 

 

얼레지

 

민들레

 

현호색

 

 삼지닥나무

 

 

 

 

 할미꽃

 

 

 

 

 까치밥

 

 

 

 조개나물

 

 

양지꽃

 

 

 

 

 부산, 경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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