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 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길 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긴 설렘으로 기다린 봄입니다.
헌데 봄이 이렇게 춥기는 34년 만에 처음이랍니다.
봄은 바람을 닮은 남자와 향기를 품은 여인의 만남이 아닐까요?
꽃가루도 못 받고 천수를 다하지 못한 꽃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네요.
봄 햇살, 봄기운 가득 머금은 꽃바람, 꽃비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루귀
큰개불알풀
얼레지
민들레
현호색
삼지닥나무
할미꽃
까치밥
조개나물
양지꽃
부산, 경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