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소벌은 푸른 생명으로 넘쳐 난다.
산 빛과 물 빛, 물위에 내린 생명의 빛까지 온통 녹색의 향연이다.
억만년의 물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베풀고 있다.
가시연을 만나러 갔다. 지난주에 내린 많은 비로 꽃들이 죄다 잠겨 버렸다.
작년에도 올해도 가시연과의 인연은 없는가 보다.
소벌의 아낙 임봉순씨를 만났다.
살결이 뽀얗게 변해있었다. 특유의 순박한 웃음과 목소리는 여전했다.
웃음과 목소리가 아니라면 몰라볼 뻔 했다.
"얼굴이 고와서 몰라보겠어요. 무슨 좋은 일 있었는교?"
"서울 딸네 집에 있었어요. 하하하항"
"우포늪(소벌) 누가 떼메 갈까봐서 내려 왔는교?"
"방송국차로 내려 왔어! 하하항, 그만 지금 찍으만 안되는가, 낼 찍는다 카네."
방송출연에 대한 자랑이 은근히 묻어났다.
소벌과 함께 숱한 카메라멘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임씨다.
임봉순(58세)씨는 이곳에서 30여년을 맨몸으로 고무대야를 끌고 물고기를 잡고 있다.
예전에는 임씨같이 물질을 하는 아낙들이 꽤 있었는데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되고 난 다음에는 거의 없다.
▲ 보풀의 수꽃
보풀과 벗풀의 구분은 싶지 않다.
보풀 - 잎이 화살같이 가늘고 기다랗다. 버풀 - 잎이 뒷부분이 달걀모양으로 조금 둥글다.
▲ 보풀의 암꽃
▲ 자라풀
▲ 부처꽃
▲ 개싸리
▲ 가시연
*소벌은 `우포(牛浦)`의 우리말 이름입니다.
`소를 기르는 또는 소에게 물을 먹이는 곳`이랍니다.
국내 최대습지 소벌은 1억 4천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만들어 졌습니다. 우포라는 지명은 일제시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소벌`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이곳은 수 백 년 전부터 `소벌`, `나무개벌`, `모래벌`, `쪽지벌`로 불리어 졌는데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우포, 목포, 사지포로 개정되었다고 `우포개명추진위원회`가 밝혔습니다.
[나린뉴스(청소년 인터넷 신문 )] 소속 청소년기자 10여명이 `우포개명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광복절 63주년인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리는 제10차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명칭이 우리말로 바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08. 8. 23
* Nikon D200, 17-55, 10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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