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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 옷 오던 날

장삼이사

by 실암 2006. 12. 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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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20일) 군대간 아들녀석의 옷이 왔다.
  입대한지 꼭 14일만이다.
  1주일이면 온다던 옷이 오지 않아 학수 고대하던 차다.
  마침 아내가 집을 비우고 없어서 내 헨폰으로
  우체부아저씨가 연락을 해 왔다.
  아파트 경비실에 맞겨 달라하고
  아내에게 연락을 하니 자갈치시장에서
  친구와 함께 어물전을 돌고 있단다.
  "뭐 하고 있노, 빨리 집에 가봐라! 아들 옷 왔다는데,
  갱비실에 맥끼 났다."

 

  아무리 뒤져도 아내가 찾는게 보이지 않는다.
  잠바속주머니, 바지주머니도 뒤지고
  신발속도 확인하고, 모자도 뒤집어 흔들어 보고
  양말도 까 뒤집어 보았지만…
  옷 올때 함께 넣어 보내는 편지는 도데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제 형이 군대가서 옷 올땐 함께 들어 있었는데…
  이잡듯 뒤져도 종이 쪼가리 한 장 없다.
  다른 아이들은 다 쓰는데 이 녀석만 안쓰고 버틴건 아닐텐데…
  반갑기도 하고 섭섭한 마음이 교차한다.
  함께 온 친구가 편지 있으면 보고 가려다 그냥 발길을 돌렸다.
  허탈하게 옷 상자를 치우다 말고 방바닥에 던져놓은
  편지봉투에 눈이 꽂히는 순간,
  큼지막하게 다가오는 <군사우편>, 으∼잉
  아들 옷상자에만 정신이 팔려 우편함에서 함께 가져온
  편지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아들 편지와 교육대 중대장의 편지까지 2통이
  옷 오는날 함께 우편으로 도착해 있었다.

 

  아들은 생각보다 군대가 편한것 같고,
  자상하게 잘 챙겨준다는 말과 훈련성과도 점수로 체점해서
  우수한 병사는 특박도 내보내 준다며
  열심히 훈련해서 꼭 '특박을 먹겠다'는 다짐까지한다.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부모의 안부를 걱정한다.
  집에서는 어깃장만 놓던 녀석이
  몇일만에 어른스런 모습으로 변해있어 대견하다.
    

  ^^육군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입대 1주일만에 의엿한 군인의 모습을 하고 찍은 아들의 모습

     앞줄 좌측에서 세번째가 우리 아들. 훈련병들의 표정이 밝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군대 참 많이 좋아졌다.
  군대간 아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있으니 첨단이다.
  훈련받는 병사들의 하루 일과를 동영상으로 올려 놓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서로의 소식을 전할 수도 있다.

  아내는 아들의 옷상자를 안고 한동안 울어 눈이 부어 있었다.
  저녁 8시 퇴근하여 늦은 저녁상에 마주 앉았다.
  애써 다른 이야기만 하다가 아들 옷 이야기를 꺼내니
  아내는 또 눈부터 붉어지고 말을 잊지 못한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오늘 아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부쳤다.
  첫 면회하는 날 구릿빛 얼굴의 늠름한 모습으로
  '충성'하며 패기찬 인사를 받는 그날을 위해
  다 같이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자고…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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