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 까지는/김영랑>
'잔인한 사월'이 여름의 문턱까지 이어 지고 있습니다.
저 찬란한 새봄의 연록의 이파리에도 슬픔이 묻어 납니다.
'세월'이 가면 잊힐까요. 치유가 될까요!




2014. 5. 11. 경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