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더미 파도같은 분노는
뜬구름 분노이고
섬뜩하게 날선 폭력언어는
결국에 무너진다
살벌한 혹한열매 고드름은
따스한 봄날을 못 이기고
따스한 햇살로 사는 담 밑 봉숭아는
불타는 여름을 못 이기고
뜨거운 불가마 여름날은
서늘한 가지바람에 도망을 간다
솜털이 도열하는 서늘한 가을은
혹한 삭풍에 고개를 숙이네
염려를 마시라
괴로워 마시라
지나가는 세월은
쇠를 녹인다
그대의 혹한 칼날세월도
결국은 지나가리라
<사랑밭새벽편지중에서/소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