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차례 태풍에 시달린 동판지는 말이 아니었다.
호수 가장 자리를 따라 자라는 나무들이 수난을 많이 당한 것 같았다.
잎은 죄다 떨어지고 상당수가 부러져 호수에 잠겨 있었다.
홍수로 흙탕물에 잠겼던 나무들의 밑동이 분칠을 해 놓은 것 같이 허옇게 변해 있었다.
키 작은 나무들은 흙탕물이 그대로 말라붙어 몸 전체가 하얀 스프레이를 뿌려 놓은 듯 했다.
가을비라도 내려서 씻겼으면 좋겠다. 지난 여름 태풍의 위력을 다시 실감한 하루였다.
겨울철 가장 많이 찾는 일출 포인트는 왕 버들의 가지가 가장 많이 부러진 것 같았다.
마름, 생이가래 등 부생 식물들이 이곳 가장 자리로 떠 밀려와 물을 뒤 덮고 있었다.
거울 같이 맑게 투영 되던 호수는 반영이 되지 않아 어둡고 답답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좀 더 깊이 돌아들어 갔으나 이곳저곳도 비슷한 모습, 제 모습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요 할 것 같았다.
이날은 맑다는 예보와 달리 해도 뜨지 않았고 물안개도 없었다. 스모그까지 심했다.
모처럼 찾아 간 동판지, 만신창이 된 호수에 측은심만 안고 돌아 왔다.
일찍 찾아온 철새들만 분주하게 오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2012. 10. 13. 주남저수지 동판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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