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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 송대말등대의 빛내림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12. 3. 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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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가 본 송대말등대 입니다. 감포 앞바다에 있습니다.

     바다 일출의 국민 포인트 '대왕암'(문무대왕 수중릉)에서 10여 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갯바위가 오밀조밀하게 늘어서 있고 바위 끝에 무인등대가 서 있습니다.

     파도가 많은 날 장노출로 담은 영상은 운해가 있는 산수화처럼 멋진 풍경을 연출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일기예보는 심통 부리는 마누라처럼 걷잡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일출을 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찾아 갔지만 바다는 온통 먹구름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정월 열사흘, 바닷물도 많이 빠져 바닥이 들어나 있고 금방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날씨였습니다.

     새벽잠을 설치며 달려온 보람도 없이 황홀한 일출은 물거품이 되고 마는 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이러니 딱히 다른 곳으로 갈 엄두도 못 내고 바닷가를 어슬렁거리며 찬바람만 맞고 다녔습니다.

     토요일이라 많은 사진가들이 모였는데 속속 떠나가고 우리 일행만 남아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해가 뜰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서야 동쪽 하늘에 희미한 여명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군데군데 구름층이 옅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련을 두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미미하지만 옅은 구름층을 뚫고 빛살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카메라를 챙겨 갯바위 안으로 달려 들어갔습니다. 급한 마음에 미끄러져 신발이 다 젖기도 했습니다.

     혹독한 한파로 갯바위가 얼어 있기도 했고, 갈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추위를 녹이고 있었습니다.

     방파제에서 촬영하는 일행들을 뒤로 하고, 혼자 한발 짝 바다 안으로 들어가서 본 모습입니다.

     일출도 없고 무채색의 밋밋한 날이었지만 순간의 빛내림을 즐긴 하루였습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얼음을 덮어 쓴 갯바위와 갈매기가 어우러진 송대말등대의 또 다른 매력을 불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룬 한 달 전의 영상입니다. 지난주 집안 일로 카메라가 쉬는 바람에 겨우 올립니다.

 

 

 

 

 

 

 

 

 

 

 

 

 

 

 

  

 

 

2012.  2.  4.  감포 송대말등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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