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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밤, 관곡지의 수련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11. 8. 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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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휴가라는 것이 스트레스와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휴식일진데,
      제자리로 돌아오니 오히려 더 무력감과 피곤이 겹치는 것 같습니다.
      밀린 업무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오늘 하루는 조금 힘들 듯 합니다.ㅎㅎㅎ


      휴가에 담아온 사진, 제 1탄입니다.
      7일간의 휴가 중 4일(15일까지)은 공식일정(초등 동기회, 동창회 체육대회, 처가 식구들과 만남)이 있었고
      그 이후 3일은 나름의 촬영 포인트를 잡아서 강원도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식 일정이 끝나자마자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형수께서 모친상을 당해서 부득이 문상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장례식장이 있는 경기도 일산은 서울을 지나서였습니다. 400km가 넘는 길이었습니다.
      그날은 하루에 600km가 넘는 운전을 한 것 같습니다.
      오가는 도중에 폭우를 자주 만났는데 정말 차원이 다른 '소방호수' 같은 물세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 장례식장을 나오니 비는 계속 내리고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했습니다.
      비가 중부 이북지방, 강원도까지 점령하고 있다니 강원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간 머리에 섬광이 일었습니다. 
      비오는 날 관곡지는 어떨까?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 열혈 사진가들이 어디 날씨를 탓하랴!

      결정을 내리고 나니 퍼붓는 비도 즐거웠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네비양'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목적지 주변에 도착' 하더군요.
      칠흑의 공간에 불빛의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따로 조명을 챙겨 가지 않았기 때문에 엉거주춤 곁불만 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지대로 조명을 할 수 없으니 오로지 감으로 노출과 타임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닭이 천 마리면 봉이 한 마리'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한 시간반을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조명도 준비 하지 않고 불쑥 찾아가 자리다툼을 이겨낸 영상이라 한편 뿌듯합니다.
      조명이 온통 꽃을 향하고 있어 다행이지, 제 차림새를 봤다면 아마도 사진에 미친 사람이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검은 구두에 검은 양복바지와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비 맞은 생쥐 꼴이라니 상상이 가십니까.

 

 

 

 

 

 

 

 

 

 

 

 

 

 

 

      관곡지의 '명품' 빅토리아연입니다.

      빅토리아 연꽃을 처음 만났습니다. 폭우에도 달려간 이유입니다.

      빅토리아 연꽃은 첫날은 흰색으로 피었다가 다음날 낮에는 꽃을 닫고 있다가 이틀째 밤에는 붉은색의 화려한 색으로 변신합니다.

      아마도 이 연꽃은 첫날 올라온 듯 하얀색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습니다.

      한송이가 올라와서 묻 사진가들의 조명 세례를 받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계속된 비로 작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후문이었습니다.

      이 한송이 본 것 만으로도 행운이겠지요.

 

 

 

 

 

 

 

 

 

 

 

 

 

 

 

 

 

 

 

 

 

 

 

2011.  8.  16. (21:00 ~ 22:30) 경기도 시흥 관곡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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