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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지의 아침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11. 4. 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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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들어 휴일이면 새벽 4시에 집을 나가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낮 시간이 길어진 만큼 더 부지런해야 아침 광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서 바람이 없는 날은 물안개도 만날 수 있는 계절입니다.

      꿈나라에 있을 시간에 집을 나서며 알싸한 새벽 공기를 마시는 기분을 어찌 표현할까요?

      해무가 가라앉는 도시의 새벽은 차분하다 못해 엄숙하기 까지 합니다.

      새벽달이 교교(皎皎)하게 발길을 밝힙니다. 나홀로 출사에 동승합니다.

 

      아름드리 왕버드나무가 제방에 늘어서 있는 작은 저수지 반곡지를 다녀왔습니다.

      저수지에 비친 왕버드나무의 그림자가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그린 '데칼코마니'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방을 사이에 두고 하늘과 물에 똑 같은 연녹색의 나무가 자랍니다.

      그 아름다음을 시샘하듯 심술쟁이 바람이 수면을 흩어 놓고 달아납니다.

 

      옹기종기 여러 마을이 이 저수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습니다.

      야산엔 온통 복숭아 밭 일색입니다. 저수지 가까이 있는 복숭아꽃은 벌써 지는 중이었습니다.

      물안개와 연초록의 버드나무 반영과 복사꽃이 어우러지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합니다.

      복숭아꽃이 절정일 때 다시 찾아야겠습니다.   

 

 

 

 

 

 

 

 

 

 

 

 

 

 

 

      새벽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진가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사진동아리에서 합동 촬영을 나와서 일행 중 여성분이 모델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들 옆에 거머리처럼 찰싹 붙어 몇컷 날렸습니다.ㅎㅎㅎ 

 

 

 

 

      먼지 낀 안경을 닦은 것 처럼 청명한 신록이 싱그럽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요. 

 

 

 

 

      사람이 없는 단순한 풍경은 참 심심할 것 같습니다.

 

 

 

 

 

 

 

 

 

 

 

 

 

      신록만큼이나 아름다운 두 여심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진가를 함께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1.  4.  23.  경산 반곡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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