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간절하게 기다리던 가을이 왔건만
한껏 누리고 싶은 가을이건만
어느새 가을이 떠나려고 합니다.
화려한 물감이 채 들기도 전에
10월의 한파와 때 이른 눈발이 노루꼬리 같은 가을을
더 짧게 합니다.
코끝엔 아직 가을의 냄새가 가득한데
온몸으로 스산한 냉기가 엄습합니다.
짧을수록 더 간절한 가을을 이리 보냅니다.
올해는 단풍든 통도사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침 일찍 입구까지만 들여다 보고 왔다.
큰 법당에 들어가 예도 갖추지 않고 나와서 찜찜했다.
5학년 중반을 넘어서니 주말마다 소풍아닌 혼례장 순례에 가을이 다 간다.
이번 주말엔 또 초등친구 딸, 중학 친구 딸, 일요일엔 고향 시사(時祀)....
가을은 이렇게 빠쁘게 달아난다.
2010. 11. 7. 통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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