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들어 앉은 산골의 늦가을 빛이 눈부셨다.
더위와 메미소리로 한없이 지겨웠을 여름의 녹음은 사라지고
아침햇살은 빈 가지의 단면에 지난 여름의 추억을 빗금으로 긋고 있다.
낙엽송과 자작나무, 오미자, 인삼밭은 숨을 죽이고, 억새와 마른 수숫대만 홀로 허허롭다.
너무 붉어 서러운 땡감은 겨우내 날짐승이 찾아와 놀아줄 것이고,
내 사각 프레임속으로 들어온 화려한 빛은 엉성하고 밍밍한 솜씨 탓에 퇴색해 버렸다.
2009. 11. 21 문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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