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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끼가 아니야!`

사진과 雜記

by 실암 2009. 7. 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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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가 자욱한 계곡은 요즘말로 '완전 신비롭구나' 였습니다.
새벽 4시30분 계곡을 오르면서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와중에도 첫 이끼촬영에 대한 기대에 가슴은 설렜습니다.
쏴~하는 물소리가 냉기와 함께 온 몸을 감싸면서 내 몸에 달라붙어 있는 도시의 매연도 달아났습니다.
가쁜 호흡이지만 숨쉬기가 참 편안했습니다. 숲에서 뿜어내는 산소가 많은 공기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습한 냉기가 흐르는 청정계곡,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새들의 노래가 물소리와 더불어 화음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제들은 잠도 없냐?" 일행 중 한 명이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합니다.
우리를 반기는 것일까! 아니겠죠.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이방인을 경계하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명이 밝아 오자 계곡은 서서히 자태를 드러냈습니다.    
물과 바위와 이끼와 안개가 계곡을 신비롭게 연출합니다.
이끼 촬영의 묘미를 마음으로 느낄 때 쯤, 한편에선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이건 이끼가 아니야!" 일행은 모두들 시큰둥한 표정들입니다.
같이 간 일행 중 나 외에는 몇 번씩 이곳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금년엔 특히 봄 가뭄도 심했고 갑자기 내린 폭우에 이끼가 수난을 당한 탓이 컸습니다.
또한 많은 사진가들에게 알려 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에도 많이 상한 듯 했습니다.
등산화에 짓밟혀 떨어져 나간 이끼 바위의 상처가 안타깝습니다.
모두들 이끼가 예년 같지 않다고 탄식을 합니다.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끼가 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훼손되는 일은 최소화 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그래서 이끼를 담으러 가는 날은 장화를 신고 가길 적극 추천합니다.
미끄러운 바위를 밟는 위험도 사라지고, 물속에서 자유스럽게 구도 잡기도 좋습니다.
일행 중 한분은 몇년전 처음 이끼를 담으러 왔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신비로운 광경에 가슴이 벅찬 나머지 한동안 사진 찍는 것도 잊을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등산인구의 증가로 우리의 산하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으로 사진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녀오지만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자연에 대한 배려와 경애심을 갖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나는 장화를 신고 갔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2009. 7. 17  강원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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