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꽃이 되던 날
2009.12.16 by 실암
하늘의 낯빛이 불규칙하게 갈팡질팡하던 날 싸락눈이 빗금을 긋고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깊은 계곡 나목도 바위도 산그늘에 덮이고 빛을 잃고 색은 흩어져 소멸했다. 바위벼랑 습기 하나 없는 메마른 꼬마이끼는 바람이 있어 빛으로 태어나 꽃이 되었다. 설악산 봉정암에서 내려오던 날, 하늘은 무서..
디카詩 2009. 12. 16.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