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귀한 부산에 함박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달뜬 마음에 냅다 통도사로 향했는데 그사이 눈은 그쳐 버렸다. 다행히 내린 눈이 녹으면서 하얀 안개를 피워 영축산을 덮고 산허리를 감고 흘렀다. 시나브로 변하는 안개는 고요를 느끼게 하고 세상이 멈춘 듯한 풍경을 선사했다. 안개는 나의 시선을 가렸으나 그 속에 감춰놓은 것에 대하여 무한 상상을 자극했다. 안개 저 너머에서 다가오는 무언의 희망을 이 겨울에 느끼게 하는 풍경이었다. 찬란한 희망의 봄이 오는 소리와 다름없는.

2025. 2. 24. 부산진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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